상권은 흥미진진했는데 하권은 왜 이렇게 전개가 빠르고 휙휙 넘어가는 느낌일까. 2권에 다 넣기엔 복잡한 감정들과 사건들이어서였을까? 작가가 감당을 못한 느낌. 상권의 절단신공 때문에 설레여서 하권을 보기 시작했는데, 초반까지는 흥미도가 쭉쭉 잘 올라가다 수가 공과 재회한 이후부터 급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초반에 공이 수에게 모든게 자신의 설계였다는걸 폭로하고 절망에 빠뜨릴 때까지는 좋았다고. 근데 그 애증을 이렇게 쉽게 풀다니... 공은 왜 갑자기 사랑꾼이 되는겨. 수는 또 왜 갑자기 급 반성모드로 공한테 목숨을 바칠 기세고. 피투성이신에선 무슨 90년대 세기말 갬성의 야오이 보는줄; 그래놓고 다음컷에선 아무렇지않게 화기애애하고.뭔가 거창하게 벌여놓고 수습하기 버거워하는게 보임. 차라리 덜 시리어스한 작품이었다면 넘어갈수도 있겠는데, 그전까지 실컷 앵스트 쩔게 아웅다웅하던건 딴사람인마냥 사랑 운운하는게 참 이해가; 게다가 수는 그렇게 오래 짝사랑해온 사람을 마주하고도 동요하지않고 공바라기고. 자길 함정에 빠트린 사람을 사랑하는것도 신기하지만 배신당해놓고도 행복하길 바란다는 호구적인 마인드도 이해가안됨. 수는 뭐 보살이냐? 아니 공한테 한 짓거릴 생각하면 보살이랑은 거리가 멀지만.아무튼 여러모로 이해가 안가고;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실망도 커서 혹평이 많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게 본 작품이었다. 일본bl에서 이만한 애증물 보기는 힘들기도 하고. 뭣보다 공수 얼굴과 씬이 참 이쁘고 섹시하다. 투덜투덜 불만이 많았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보너스 페이지의 공수 소개에서 뻘하게 터짐. 수한테 복수할 일념으로 6년동안 몸과 마음을 단련해온 공... 그거 완전 사랑이잖아...
6년전 공이 수한테 강간당한 게 꽤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사람에 따라 취향이 극명하게 갈릴듯함. 근데 난 리버스 쥐약인데 흐린눈으로 넘길수있을 정도였달까, 공이 수를 격렬하게 증오하며 복수에 불타게 된 원인으로 스무스하게 넘어가게되더라.(이건 오래 비엘을 봐와서 단련된 덕일지도)과장인 수 아래로 공이 새로 들어오는데, 수는 공을 전혀 기억 못하지만 공은 6년전 신입사원 환영회때 수의 도움을 받고 살짝 호감을 가지...자마자 술취한 수에게 강간당하고 앙심을 품고 있던 것. 수에게 약을 먹이고 자신이 당한 그대로 되갚아주는 공. 수는 강간한 공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지만, 이후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보고 그에게 잘못을 따질 주제가 못된다는걸 깨닫고 진심으로 사죄한다. 사실 수는 이루지 못한 짝사랑에 절망하여 후회할 짓을 저질러 죄책감에 억눌려 있었고. 공은 수의 마음의 균열을 파고들어 그를 위로하며 더욱 가까워진다. 수가 짝사랑하던 사람에 대해 질투도 하고 그의 괴로움에 동질감도 느끼는듯했던 공. 공이 품고 있던 애증에서 '애'가 더 커지는듯했던 순간, 알고보니 그게 다 훼이크였다는 듯 큰 사건이 터지면서 상권이 마무리되었다. 이래서 상하권 동시발매구나싶은 절단신공. 수가 아주 쓰레기같은데, 나름 팀원들을 아끼고 책임감있고 솔직하지 못하지만 속깊은남자라 어쩌다 저지경이 됐나 좀 안타까운 기분이 든다. 하긴 진짜 책임감있고 좋은 남자였으면 애초에 일을 이렇게 만들지도 않았겠지만. 공이 수를 정말 제목처럼 만들 작정인건지 궁금하다. 수에 대한 감정이 증->애로 가는게 확연히 보이는데 과연 정말 복수하고 나락에 빠트릴 것인가.
이 작가님은 '사랑하는 용의 섬'이란 작품으로 알게됐는데, 스토리는 딱 취향인 순정공들의 이야기였지만 그림체가 묘하게 하늘하늘한듯 지저분(?)하단 인상이었다. 이 작품에선 많이 다듬어지고 깨끗해져서 한결 보기 편하네. 1권에서 3권까지 오면서 점점 업그레이드된듯.여기선 카부라기의 미모가 아주그냥 폭발해주신다. 나스카와 빙의되서 막 두근거릴지경. 사랑에 빠진 미남자의 얼굴은 파괴력이 대단하구나. 나스카와의 귀여움도 한층 업!되었는데 상대가 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혼자 고민하다 엉뚱한 발상으로 이성을 끊어지게 만드는 무의식적인 유혹이 아주 끝내준다. 가끔 카부라기가 위험한 표정으로 짐승처럼 달려드는데 아 진짜 둘다 넘 섹시해... 신혼이라 하기도 열심히 많이 하고... 충만하다...허니문 에피소드와 나스카와 부모님과의 첫 대면. 긴장한 카부라기 귀여웠어. 그리고 나스카와 정보 배틀ㅋㅋㅋㅋ 아 왜들 그리 귀여운건지ㅠㅠ 하다못해 참견하는 하스네까지 귀여워<카부라기가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던 것과, 나스카와를 보면서 독점욕과 집착과 음험한 속내를 드러내려다 그의 애정과 맹목적인 마음에 사르르 풀려서 햇살같은 얼굴로 돌아와 웃어버리는것도 좋았다. 카부라기가 말한대로, 그는 나스카와 덕분에 제대로 살 수 있는듯. 나스카와 역시 본인이 깨닫지 못했던 고독과 외로움을 카부라기의 집착적인 사랑으로 충족시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마지막 눈물에 가슴이 찡... 완벽한 결말이었지만 더 오래 계속 보고싶은데 후속권이나 외전 안내주시려나.둘다 행복해져서 다행인데 하스네가 눈에 밟히네. 하스네도 행복해지게해주라고요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