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 이즈 클래식. 유구하게 소비되어온 이유가 있다. 알파x베타, 스폰서, 계약관계로 시작된 연애라니 맛도리일수밖에. 거기다 키워드에 임신수까지 들어갔으니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치가 커질수밖에 없다. 저 키워드 안에서 나올법한 스토리를 상상하니 벌써부터 군침이 도네. 도망수와 후회공까지 끼얹는다면 보다 더 완벽한 클리셰일텐데 아쉽달까.빚에 허덕이며 몸을 파는 베타 접대부 수에게 이상한 관심을 보이는, 우월하고 돈 많은 알파 미남 공. 내가 돈을 줄테니 넌 몸을 달라며, 3개월이면 질리지 않겠느냐고 담백하니 계약서를 내민 공에게서 수많은 조상님(?)들의 모습이 스쳐간다. 지 감정 모르고 쿨하게 굴다 처절하게 후회하며 발닦개가 된 선례들이. 본격적으로 들이대기 전부터 관심이 차고 넘쳐서 알바하는 주유소에 출근도장 찍던 놈인데 어련할까. 수가 아직은 을의 입장이라 설설 기지만 나름 자존심이 있는 애라 마냥 지고 들어가진 않을듯해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됨. 몸주고 마음까지 줘버려서 혼자 짝사랑에 가슴앓이하는것도 좋겠고.아직 도입부인데도 불구하고 키워드로 이런저런 망상이나 하고 있네; 상상했던대로 전개되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수의 가족들 좀 어캐 했음 좋겠다. 특히 노답인 형은 좀 어디로 치워버렸으면.그나저나 표지 정말 맛있다. 솔직히 스토리는 평이한데 표지가 열일해서 별다섯개 드림.
에스퍼라는 초능력자와 그를 안정시킬 수 있는 가이드가 있다는 세계관이다. 오메가버스만큼 대중화된 세계관인것 같은데 별로 끌리지 않아서 겉핥기만했을뿐 각잡고 본격적으로 파본 건 처음이다. 괴물들이 출몰하고 사람 목숨이 파리목숨같은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발랄하고 귀엽고 밝게 느껴지는건 화자인 수가 워낙 그런 성격인 덕인듯.본인 에스퍼가 허구헌날 뻔질나게 불러제낀다고 개복치라고 욕하면서 겉으로는 허허실실 웃으며 납작 기는 게 귀엽다. 비굴한데 밉상은 아님. 공은 수의 가이딩을 매일 받다시피하면서도 점막 접촉은 극도로 꺼리는 요상한 놈인데, 기억상실 후 보이는 20세때의 댕댕이같은 성격과 자신이 수를 좋아하지 않았을리 없다고 확신하는듯한 태도가 왜 수를 멀리한건지 매우 궁금하게 한다. 공 팀원들 얘기나 가이드센터 직원들 사이의 소문을 보면 독점욕이 어마어마했던것 같은데. 공이 기억상실 전/후의 모습이 완전 다른 것과, 기억상실 전의 공을 후의 공 스스로가 질투하는 모습 같은 게 아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공이 기억을 되찾으면 질색할거라 접촉을 삼가던 수가 측은지심과 욕망에 져서 슬금슬금 공한테 끌려가는것도 웃기다. 뭣보다 20세의 댕댕이 공이 어쩌다가 8년 뒤에 세상 삭막하고 무서운 냉혈남이 된건지 궁금하고. 여러모로 매력적인 소설이었다.딱 하나 좀 부담스러운 건 작가님이 비유를 너무 많이 쓰신다는거. 거의 한페이지당 한번은 들어갈 정도인데 한두번이어야 재밌지 이정도로 빈번해서야... 이렇게 다양하고 다채롭게, 단 한번도 겹치지 않게끔 쓰시는것도 신기하긴 함. 그래도 좀 적당히 쓰셨음 좋겠다.
기둥서방에 대책없이 낙천적인 수가 오랜 짝사랑을 쟁취하려 돌진하는 공에게 휩쓸려 얼레벌레 임시 결혼을 하고 전업주부화되는 얘기다. 수의 매력을 도통 모르겠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이 너무 아깝다고 한숨만 쉬었다. 일편단심에 머리좋고 잘생기고 능력있는 이런 남자가 왜 하필 유딩때 수한테 감겨선...솔직히 임시결혼이란 제도는 걍 허울같아서 왜 만들었나 싶은 설정이고.(동거랑 다를게 뭔지? 걍 공과 수를 결혼제도하에 넣고싶었던것뿐인가) 공이 집에 와서까지 일하고 업무전화받는데서 쓸데없이 현실반영되어 조낸 빡이 치는데. 수 역할이 너무나도 가부장적인 아내상이라 아직도 이런 시대착오적인 공수구도라니 통탄을 금치못했지만. 공이 수를 너무너무 좋아하고 수가 적성(?) 살려서 착실한 현모..아니 그냥 양처가 되어가는걸 보니 그래 둘이 좋다면 됐지 뭐 하고 흐린눈으로 보게되더라.근데 진짜 수는 너무 밉상이고. 그나마 공이 순정적이고 귀여운 면이 있어서 볼만했다.
가업을 잇기 싫은 후계자와 그 심복의 구도. 어릴적부터 함께해 가족같은 사이였지만, 수는 후계자가 되는걸 거부한다면 공을 다른 사람에게 붙여주겠단 말에 위기감과 독점욕을 느끼고 마음을 자각한다. 공은 오랫동안 수를 짝사랑해왔으나 오랜 세월 의탁해온 가문에 부채감이 있어 순순히 따르려하고. 결국 공을 포기하지 못한 수가 가업을 잇기로 결심하고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아 공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솔직히 꼭 배경을 야쿠자가문으로 했어야하나 의문이 든다. 야쿠자라기엔 너무 평화롭고 별다른 사건도 없는데 굳이? 저런 구도와 스토리라면 야쿠자 말고 다른 설정이라도 충분히 가능했겠는데. 둘이 고딩이라선지 너무 평이하고 딱히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도 없다. 작가가 문신 에피소드 넣고 싶어서 그랬나? 야쿠자물이라하면 기대하는바가 있는데 이 작품에선 아무것도 충족되지 못했다. 그냥 학원물로 봐도 무방. 미인공의 하극상 구도는 좋은데 아쉬워. 이 작가는 설정과 그림체가 꽤 취향이라 계속 낚이는데 읽는족족 실망스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