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공 짝사랑수를 좋아하는건, 수를 맘대로 휘두르고 이기적으로 굴던 공이 이후 처절하게 후회하며 수 발닦개가 되는 게 좋아서다. 이 작품은 그런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형에게만 편중된 부모님의 애정 탓에 애정결핍에 자존감도 낮은 수는 아주 잠깐 건네어진 사소한 말 한마디에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만다. 소심하게 스토킹이나 하던 수를 공이 낼롱 잡아먹고, 하룻밤만으로 만족하려던 수는 여지를 주는 공의 언행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고 서서히 기대를 갖게 되는데. 반면 공은 수를 장난감처럼 갖고놀다 버릴 생각이었지만 어느새 점점 빠져들어가는 자신을 깨닫고 그 감정을 경계한다. 희한하게 얜 입덕부정기가 다른 공에 비해 짧은편이면서 수를 좋아한다는 걸 자각한 뒤 더 개색히스러워짐. 어떻게 좋아한다면서 그렇게 이기적이고 잔인할 수 있는지. 수가 넘나 맹목적이고 감정의 크기가 압도적으로 크다보니 공이 하자는대로 할수밖에 없단걸 공이 지나치게 잘 파악하고 이용해먹는다. 결국 그 이기적인 사랑에 지치고 절망한 수가 밀어내는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오만하게 구는데, 단호박먹은 수가 제법 칼같이 끊어내자 그제서야 덜컥 겁을 먹고 초조하게 매달린다. 그리고 전복된 관계로 인해 그동안 수가 자신에게 어떤 심정으로 사랑을 갈구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잔인하고 가혹했는지 절실히 깨닫는다.감정적 갑을관계란건 얼마나 서럽고 불공평한지. 수가 공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소소한 것조차 마음껏 요구하지 못하는게 안쓰러웠다. 공은 그런 수의 비굴하기까지 한 맹목을 못마땅해할때도 있지만 대체로 지ㅈ대로 할수있어 편리하게 생각한다. 나중에 수가 공을 상대로 복수하고픈 맘에 똑같이 이용해먹는데, 공이 수를 힘들게 한 것에 비해 맘고생이 길지 않은 느낌이라 좀 아쉽다. 공을 오래 괴롭히기엔 수가 너무 착하고 공을 심하게 좋아해서ㅠㅠ간만에 정통(?) 후회공 짝사랑수물이라 즐겁게 봤다. 공이 애초부터 수한테 반했단게 뻔히 보이는데 자각못하고 수 휘두르며 무심코 상처주는게 가슴 찌릿하고 좋더라.
이 작가 전작들을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작화는 취향인데 뭔가 한구석이 항상 삐끗함) 그래도 '물빛 펙톨라이트'는 꽤 괜찮았어서 속는셈치고 구매해봤다. 줄거리소개나 미리보기에서 학교짱이니뭐니 오그라드는 설정이 부담스러워 읽기가 좀 무서웠는데, 초반의 항마력이 요구되는 구간만 지나면 비교적 무난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싸움이나 짱 같은건 공수를 연결하기 위한 배경일 뿐이랄까. 선생님이 어른답게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이라 중2스러운 감성이 차단되서 다행이었다. 공도 헤실헤실 무해하게 웃는게 좀 순수한 면이 있어 귀여웠고.솔직히 선생과 제자 구도와 연하공 연상수, 학생이 선생을 쫓아다니며 구애하는 스토리는 너무 흔한데다 선생님 얼굴이 내 취향이라 공수가 반대이길 바랬지만... 저돌적인 연하공은 수요가 더 많겠지ㅠㅠ 나혼자 아쉬운걸지도. 뭐 근데 예쁜 얼굴로 예쁘게 기다려도 잘하고 말 잘듣고 일편단심인 공도 좋긴 해.의외로 아청법을 철저히 지켜(?) 야한건 졸업하고나서 한번 나온다. 선생님이 학생일때의 공한테 섣부르게 두근대거나 설레거나 욕망을 느낀다거나 하는게 전혀 없고 정말 선생님답게 미래를 걱정하고 올바르게 인도하시는게 인상적이었음. 그야말로 참된 으른. 그 탓에 선생님이 공을 대체 왜 언제부터 좋아한건지 아리까리하고, 마지막까지 진짜 좋아하긴 하는건지 아님 그냥 밀어붙이는데 밀려넘어진건지 의아한점이 없지 않다. 뭐, 충분히 때려눕힐 수 있음에도 기꺼이 깔려준 부분에서 이미 사랑일지도.
요새같은 백세시대에 마흔은 중년의 느낌이 아니지않나 싶네. 당장 생각나는 마흔넘긴 남연이 한트럭인데. 중년수라길래 한 50~60은 될줄 알았는데 걍 청장년(?)이라, 여기 공수는 그냥 연상수 연하공 삘이었다.수가 참 매력적이다. 노련하고 느긋하고 여유가 넘치는 대기업 부회장님 존멋. 근데 하필 얼빠라, 뇌가 청순하기 이를데없고 볼건 몸매와 얼굴뿐인 공한테 감긴다. 아 수가 너무 아까워 미치겠음. 개그물인걸 알고 봐도 아까워 죽겠다. 내가 미인공에 환장하긴 하는데 그 전제조건이 어느정도 뇌 주름을 장착해야하는 거라는걸 여기 공을 통해 깨달았다. 공 너무 멍청돋아서 승질이 뻗쳐. 그걸 객관적으로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음에도 둥개둥개해주시는 부회장님 정말 얼마나 심각한 얼빠신건지. 나이에 안맞는 초딩같은 언행 볼때마다 난 천년의 사랑도 식겠더구만.개그물이라 통통튀는 대사나 휙휙 전환되는 상황들, 예측할 수 없는 전개 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워낙 글을 잘 쓰기는 작가님이라 잠시도 지루하지 않았고. 뭔가 살짝 우리나라보단 할리우드같은 개쿨함도 느껴졌음. 재미는 확실하나 위에 말했다시피 멍청공이 장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