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벨의 아이돌들은 넘 비현실적이랄까 뭔 왕자 캐릭터에 치렁치렁한 수술달린 제복 일색인데, 이 작품의 아이돌은 그나마 제대로된(?) 착장을 하고 있어 위화감이 덜하다. 얼굴빨로 데뷔한 센터가 춤과 노래가 부족해 계속 연습하고 노력하는것도 현실 아이돌삘이라 좋았음. 사생인지 스토커인지때문에 고통받는 최애 안쓰럽..ㅠ남들한텐 최애인데 정작 본인은 일반인인 공 덕질하는 아이돌수라는 설정 자체가 웃기다. 공이 수 방에서 자기 굿즈(..) 발견하고 눈동자의 빛을 잃었을때 웃겨죽는줄. 이 작가님 엉뚱한 개그감각이 넘 취향이라 피식거리며 봤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서사를 차근차근 잘 쌓아주고 감정의 변화도 이해가 되서 즐겁게 감상했음. 작화도 좋고 스토리도 개그도 씬도 다 좋았다.
일단 작화가 참 좋다.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몸도 예쁘고 움직임이나 포즈가 자연스러움. 요새 기본기도 안되어있는 작품들을 많이 보다보니 이런게 참 좋아보이네. 작붕 없이 예쁜 그림만 봐도 만족스러움.작화도 그렇지만 스토리전개나 캐릭터 성격, 장면 연출 등등에서 능숙한 느낌이 드는데 이게 첫 상업벨이라니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잘 꾸렸음. 살짝 과하게 느껴지는 감성컷도 있지만 뭐 나쁘진 않고.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작가임.첫경험을 기깔나게 하겠다며 출장호스트를 부른 시점에서 이미 로망은 망한것같은데(..) 아니나다를까 기대했던 연인같은 첫 섹스는커녕 어찌보면 강간에 가까운 첫경험을 치르고 절망한 수. 근데 웃긴게 기운내서 또 부름(..) 알고보니 수와 같은 대학에 다니는 공은 업체측의 오류로 또다시 수에게 불려가고, 두번째에서야 수의 로망을 제대로 이뤄준다. 이후 말도안되는 조건을 붙여 수와의 관계를 이어가는데, 전형적인 몸정>맘정 스토리지만 씬이 참 찰지고 수가 넘 귀엽고 갈등절정결말이 자연스럽게 흘러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자연스러움. 마지막 보너스만화가 왠지 여운이 남는데 둘이 본격적으로 사귀게 된 이후의 이야기가 보고싶다.
여전히 잔잔하게 진행되는 일상적인 이야기다. 친구도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깊어지고 있던 게 인상적. 말로 하지 않을 뿐 서로를 깊이 애정하고 있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수의 슬픔과 마음 속 어둠을 공이 잘 이해하고 또 발산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진장한 동반자같은 느낌이었음. 수가 대놓고 사랑한다고 하기보단 빙빙 돌려 함께하길 바란다고 고백하는 장면도 좋았음. 그렇게 말해도 공은 다 알 것 같아서. 이심전심이랄까?약간 축축하고 어두운 내용인데 여느 벨만화처럼 붕붕 뜨는 것처럼 부자연스럽거나 반대로 너무 심연을 파고드는 게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드라마를 보여줘서 묘하게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 막 자극적이거나 야한건 아닌데 나오면 그냥 사보게 됨. 뭔 말을 던져도 척척맞는 둘의 티키타카도 웃기고 번역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도 흥미롭다. 이번 권은 수의 턴이었는데 담권은 공 얘기려나? 그냥 둘이 아무 일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걸 지켜보는것도 좋겠다.
전편에 이어 공 목소리에 사정없이 반응하는 수와 음침함이 살짝 빠져 훈남이 되어가는 공이 달달하게 연애하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공은 대체 게임은 언제 완성하려는지(아니 제작중이라고 하긴 하지만) 여전히 방송하고 있고 수는 그걸 들으며 자위하는데 뭔가 전국구 방송으로 폰섹하는너낌(..) 암튼 잘느끼는 수와 그런 수를 넘나 귀여워하는 공이 쉴새없이 섹스한다. 질척하고 야하고 아주 좋음.(근데 화이트칠로도 안숨겨지는 거시기의 위용이... 공이고 수고 거물인걸 좋아하는 작가님인듯)이번 권에선 약간의 떡밥회수 또는 후속편 떡밥던지기(?)로 공의 형이 등장했다. 공이 어릴때부터 열등감을 갖고 음침해진 원인같은 인물인데, 웃는 얼굴의 빌런 느낌이고 뭔가 꿍꿍이가 있을듯한 분위기를 풍겨 경계했는데 걍 동생을 염려하는 형일 뿐이었고.(근데 말뽄새좀 어떻게 안되겠니) 공의 위기감과 심연을 끌어내어 수가 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수가 햇살같은 캐릭터라 공의 모든걸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게 보기좋았음.아직 형과 관련된 공의 깊은 열등감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라서 후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수 친구(또는 추종자)와 분위기가 미묘하던데 섭컾으로 발전해도 좋겠고.
소심한 자낮수와 능글다정공 구도. 밝고 사교적인 공에 비해 사회성이 부족하고 서툰 수의 대비가 전형적인 일벨 구도였다.과거의 상처 탓에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틀에 박힌 생활을 하며 그저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사는 게 목표인 수에게 태양같이 밝고 다소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공이 다가온다. 술자리에서 농담삼아 동성 키스를 얘기하던 공은 어째선지 수에게 냅다 키갈을 하고. 당황하고 거북해서 그를 피해다니던 수에게 공은 또 느닷없이 고백을 갈긴다. 그렇게 어영부영 교제를 시작하게 된 사내연애커플 이야기.나중에 공 시점이 나와서 공이 수를 의식하게 된 계기나 호감을 가진 서사를 풀어주긴 하는데, 초반에 아무 맥락없이 입술부터 훔치는건 상대입장에서 날벼락이 아닐까 싶고. 혼자 순정이면 뭐하냐고 그럼 그냥 추행이잖아; 빌드업 쌓고 좀 들이대라고. 근데 수는 또 그걸 순순히 받아들여. 공수가 사귀게 된 과정이 좀 얼렁뚱땅이라 어리둥절한데 과거지사가 풀리는것도 얼렁뚱땅이라 좀 별로였다. 전체적으로 서사가 부족한 느낌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