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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BL] 수박이 넝쿨째 데구루루 (총3권/완결)
무구 / 블루브 / 2025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인 설정이 독특한 작품. 몸에서 과일 향이 나고 체액과 피 등에서 과즙맛이 나며 감정의 기폭이 심하면 향이 짙어지는 체질인데, 그 살과 체액이 약이 된다는 낭설에 의해 나쁜 인간들에게 착취당해 꼭꼭 숨어 지내는 설정이다. 수박 과인인 주인수는 조모와 단둘이 바닷마을에 사는 씩씩한 청소년인데, 마을에 카페를 연 미남 사장님에게 홀랑 마음을 빼앗기고 바로 들이댔다가 까인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포기하지 않고 들이대는 수와, 수의 정체를 눈치챈 것 같은데 묘하게 다정한듯 거리를 두는듯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공.
알고보면 재벌3세에 고질적인 두통을 안고 사는 공은 스테레오타입에 가까운데 반해 수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수박 과인이란 것도 넘 귀여운데 애가 정말 솔직하고 구김이 없다. 얼핏 보면 물정 모르는 하룻강아지같은데, 알고보면 속 깊고 정 많고 대담한 면이 있으면서 심지가 굳다. 공의 마음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어느새 애정과 집착으로 발전하는데 수의 감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올곧다. 공이 자신을 이용해먹을 생각이었을수 있다고 의심할법도 한데, 그랬던지 말던지 내가 좋아서 연인이 된 거니까 상관없다는 마인드로 대범하게 밀어부친다. 공이 속 시커먼 위선자가 아니라서 다행임. 잘못하면 뼛속까지 닥닥 긁어먹히고 이용만 당하다 죽을수도 있었는데 상대가 상식인이고 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 정말 다행이었다.
부모의 사랑은 못받아도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구김없이 커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수의 케이스는 희망ver. 반면 부모 잘못 만나고 나쁜 놈한테 착취당하기만 하던 복숭아의 경우는 절망ver.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이 매력적인데 절망ver으로 후회공 피폐수 한편 말아주셔도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