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전개가 빠르다고 느꼈다. 공이 맘속으로 폭주하고 수는 못알아먹는걸로 몇권이고 한정없이 늘어질줄 알았는데. 수가 공과 키스한 일로 동요하고 더 하고싶다고 생각하기까지 하다가 매니저들의 일로 남자끼리 섹도 가능하단 큰 깨달음을 얻으면서 미친듯이 급발진한다. 난 설마 공보다 수가 더 의식하게될줄은 몰랐는데. 공이야 뭐 수한테 항상 동요하는중이라 그러려니하는데 수가 오히려 울끈불끈하다니. 게다가 좀 뻔한 전개긴 해도 마지막에 결정적인 발언으로 끝마쳤으니 다음권이 기대되지 않을수가 없는거임. 꾸금은 아니라도 뭔가 좀 나오려나? 매니저들 얘기도 좀더 나왔음 좋겠는데.
공수 둘다 넘 짠하다. 게이에 섹파는 많았지만 한번도 사랑받아본적 없는 수가 특히 짠함. 첫사랑한테 돈주면 자준다는 얘길 듣고 계속 돈으로 해결해온 수. 수가 공을 짝사랑하면서도 사랑받으려는 욕망이 없는듯이 구는게 은은한 자낮같아 안타까웠다. 겉으론 완벽해보이지만 타인이 모르는 곳은 엉망진창인 공도 짠하네. 과거지사를 들으니 공도 수와 성질은 달라도 비슷한 수준의 자낮이더라.둘이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공이 수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조금씩 사이가 깊어지는게 좋았다. 둘다 참 선하고 이타적인 사람들이라 서로를 배려하고 신경쓰는게 간질간질하고 좋았다. 꽤 현실적이면서 묘하게 온화하고 동화같은 이야기라 그 포근한 분위기도 좋았고. 공이 빙그레 웃는 무해한 얼굴이 특히 좋았음. 갈등과 위기가 살짝 있었지만 오해로 인한 것이었고, 결국 서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각자의 사정을 깊게 이해하게 되어 진짜 결속력 깊은 가족같은 사이가 되는 곳도 좋았다. 참 기분좋은 해피엔딩이었다.
공이 발정난건 많이봤는데 여기 수처럼 발정하다못해 무의식중에 공에 대고 자위까지 하는 애는 처음본다. 1권에 이어 여전히 절찬 발정중인 수. 오메가버스에 운명 어쩌구는 일벨에서 선호되는 설정이라 진부한데, 공보다 수가 성욕이 강하단건 좀 새롭긴 했다. 하지만 그외 모든 요소가 다 전형적이고 수가 한없이 여성스러워서 거부감이. 형을 너무 좋아해서 둘의 결혼을 반대하는 동생 때문에 강제 금욕에 들어간 수의 곤욕스러운 상황과, 오메가로 발현되어 변화를 겪는 동생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과정이 주요 스토리인데, 딱히 갈등이나 위기 없이 무난하게 전개되고 무난하게 이어진다. 근데 공수 결혼장면에서 수가 입은 드레스인지수트인지아리까리한 복장 너무 끔찍했다. 면사포에 하늘하늘한 꼬리라니 예쁘지도않고 오히려 기괴해. 그리고 조카랑 그렇고그런 암시까지. 일본이 사촌지간에 결혼 가능하단건 알았는데 삼촌은 아니지않나..
제목이 너바나인줄알고 음악얘긴가했는데 열반-니르바나였구나. 작화나 분위기로 짐작하기 어려운 판타스틱한 스토리였다. 쉐어하우스에서 함께 살게 된 친구들과 그 곳의 신비로운 마법아이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헤테로공을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수에게 마법이 깃든 물건들이 영향을 끼치면서 관계의 변화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둔해서 수의 감정을 전혀 몰랐던 공이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로 인해 자각하게 되는 과정이 좋았다. 자연스럽고 그럴듯한 전개. 마법이 전재되나 꽤 현실적으로 납득되는 얘기였다.
돔섭버스는 너무 전형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비슷비슷한 레퍼토리에 비슷비슷한 캐릭터들. 이 작가 전작들 보면 sm소재를 선호하는것 같은데 갠적으로 별로라 이 예쁜 작화로 다른 소재 그려주면 좋겠다.섭이란 걸 숨기고 돔인양 살아온 수와 우연히 그의 성향을 알아챈 공이라는 아주 진부한 구도다. 대체 오메가버스와 다를게 뭔지? 공이 수를 처음 안는 것도 상대의 허락을 신경쓰지 않고 욕심을 채운 느낌이라 아주 별로였다. 짝사랑공에 순정남이라며. 수를 무기력하게 만들어놓고 지 좋을대로 하는게 뭔 얼어죽을 순정이냐. 수가 공한테 당해놓고 너무 아무렇지 않은 것도 어이없었음. 여태 돔이라고 속여왔고 섭이라 생각하고 접근한 상대한테 역공당했는데 뭐가 그리 산뜻해? 나중에 공이 수를 위해 이것저것 열심인데다 쎄한 눈빛과 달리 오래 짝사랑해왔고 희생적인 면도 있는게 드러나지만, 그런 공은 이 작가 전작에서 이미 봤었기 때문에 새로울건 없었다. 후계구도와 관련된 갈등과 위기가 흐지부지 넘어가버린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