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에서 여장이나 코스프레를 소재로 하면 에로한 전개를 위한 밑밥으로 까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본격 동인물(?)아닐까 싶을 정도로 취미활동의 비중이 크다. 반에서 겉도는 아싸 수가 여장 코스프레를 한걸 공에게 들키고, 공은 당황한 수를 편견없이 대하며 친절하게 화장도 고쳐주고 조언한다. 오덕으로 의기투합한 둘이 열심히 취미생활을 함께하며 친근감을 쌓다 서서히 끌리게 되는 이야기였다.뷰티 어드바이저인 엄마와 동인녀 누나의 영향으로 상당한 내공의 메이크업 실력과 재봉기술을 지닌 공은 수와 취향이 비슷해서 그의 코스프레 의상과 화장을 도와주며 서로 윈윈인 취미생활을 영위한다. 공이 무표정하고 시니컬한 얼굴로 오타쿠스러운 말을 줄줄 뱉는게 좀 웃김. 수는 안경 벗고 꾸미면 미소녀처럼 예뻐지는 순정만화틱한 캐릭터인데, 처음엔 정말 선의+취미로 돕던 공이 점점 수에게 끌리게 되는 게 설득력있게 전개된다. 의외로 수가 아니라 공의 자각이 빠르더라. 보통 수가 먼저 좋아하게되던데...1권은 둘이 친해지고 살짝 갈등을 거쳐 사귀게되기까지의 이야기라 수위랄게 없었다. 기껏해야 살짝 좀 만져본 정도? 이제 사귀게 됐으니 담권에선 에로에로한 전개를 보여주길. 근데 개취로 얘네 코스프레 의상은 넘 조잡하고 복잡해서 안꼴림(..)
작품이 잔잔하고 무덤덤한 느낌이라 둘이 연애를 하는건지 좀 아리까리할 정도였는데, 이번 권에서 확실하게 좋아하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짝사랑공인데 너무 담백해서 아닌것같았던 공과, 편해서 같이 있는듯 보였던 수가 일에 치어 바빠죽겠는와중에 서로를 생각하고 입 밖으로 사랑을 표현하는게 '우리 진짜 사랑한다고!'주장하는것처럼 보였음. 그래 너네 진짜구나..잔잔하고 별 사건사고없이 일상적인 이야기인데 희한하게 계속 보게 되는 작품. 와중에 딸과 아들에 대한 부모의 차별, 학원 학생 부모의 폭언(한국이고 일본이고 진상학부모는 똑같구나), 누나에 대한 남동생의 고마움과 약간의 부채감 등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 좋았음. 공이 수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은 장면이 많아서 좋았고. 그전까진 너무 폼을 잡았달까 지나치게 덤덤해보이고 여유로워보여서 좀 얄미웠는데 여기선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