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공 베타>오메가수 후회공 짝사랑수 구도의 정석적인 전개. 공수는 서로 미처 알지 못하는 인연으로 엮여있는데, 편견과 오해로 인해 수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버린 공은 수의 감정이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지 좋을대로 휘두르다 거하게 후회한다. 수는 오랫동안 공을 짝사랑해왔어서 같은 작품의 상대역이란걸 기쁘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저를 문란한 게이로 오해한 공과의 관계를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가 마음이 깎여나간다.
서로의 첫사랑이자 현재진행형의 쌍방짝사랑인데 자각하지 못하고 삽질하는 구간이 재미있었다. 공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과거의 인물이 수였는데 그로 인해 상처입게 되는것도 수인 게 아이러니하다. 공의 입덕부정구간이 길고 그동안 수를 심신양면으로 무진 괴롭히는데 수는 묵묵히 받아들이고 감내하는게 고구마라 답답해 미쳐버리면서도 흥미진진해 역시 짝사랑물은 이런 맛에 보는거지 싶어 은은한 찌통을 즐겼다. 수가 상처입고 돌아선 뒤 제법 단호하게 공에게 선을 긋는 게 의외. 공은 수가 맘 돌린 이후 자신의 감정을 자각해서 참 절묘하게 어긋난다 싶었다. 둘의 과거 인연이 드러나는 부분은 생각보다 극적이지 않아 아쉬웠음. 진실을 알게 된 공이 후회하며 수에게 매달리는건 좋았는데, 수의 개인사정과 신체적 문제로 인해 공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수 고생시킨거에 비해 후회가 좀 부족하지않나 싶었음. 중반까지 엄청 재밌었는데 공이 감정자각한 이후로는 어쩐지 흥미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수 괴롭히던 놈들 응징하는것도 완전 사이다는 아니었어서 아쉬운데, 다른 수들처럼 공한테 완전히 의탁하는 것이 아니라 수 스스로 과거를 극복하고 최선의 선택을 해 해결하는건 좋았음.
아쉬운 점이 있었어도 최근 본 후회공물 중 가장 즐겁게 본 작품이었다. 작품 권수가 많은데도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볼 수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