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남자 둘의 대환장 연애사 사이에 끼인 정상인 여자의 얘기다. 감정을 자각하지 못하고 폭력으로 발산하는 노답 공은 그렇다치고, 자존감은 땅바닥에 처박혀있고 심각해질라치면 겁먹어 도망쳐버리는 수도 아주 갑갑해 미쳐버리겠다. 첨엔 혐관 내지는 무자각입덕부정공과 굴림수인가 싶어서 흥미진진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이상하게 흘러가더라. 아니 자각했으면 잘먹고 잘살것이지 뭣들하는겨. 아주 파탄내려고 작정한것처럼 어긋나버리고, 그와중에 미련은 철철 넘치고, 청승이란 청승은 혼자 다 떠는데 직접 대면할 생각보단 그만 포기할 생각부터 하고앉았고. 사귀는 사이에도 주먹질하는 폭력남 뭔데...공수 둘다 넘 답답해서 안타까우려다가도 짜증나는데 화자인 토모리는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라 좋았다. 일벨에서 이렇게 대가리꽃밭 아니고 현실인식 잘하고 제정신 박힌 여캐 오랜만. 자신도 공을 좋아하면서도 공의 감정을 가장 먼저 눈치채 둘의 노답 대향연을 끝내주고, 재회한 이후 일말의 가능성을 보고 기대했지만 아직 남아있는 공수 사이의 감정을 알아채고 지리멸렬한 둘의 미련을 끊어준다. 어른스러운 캐릭터라 정신머리 미성숙한 공수랑 비교됨(..) 심지어 다시 사귀게된 이후에도 공수 사이의 갈등을 잘 수습해주고. 그야말로 토모리 원맨쇼. 공수는 토모리한테 큰절해야된다 진짜.중간에 판타지 배경의 단편이 하나 끼어있는데 대체 뭔 얘긴지 모를. 그리고 갑옷 왜이리 아스트랄하게 생겨먹었는데. 작가님 판타지는 그리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