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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BL] 허기로부터 (총3권/완결)
에기 / 블릿 / 2025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느 벨 작품들과 다르게 여기 공은 찐이다. 수가 자기 통제에서 벗어나면 미친듯이 화가 나서 수가 죽던말던 아랑곳없이 패고 억압하는데 좀 무섭더라. 수가 자살시도하는 게 싫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기 모르게 했다는데 화를 내는 게, 진짜 사이코패스같고 수한테 느끼는게 애정이 아니라 소유욕에 불과한 것 같아 불쾌할 정도였다. 그랬던 공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이 작품을 보는 재미가 아닐까 싶음. 똑같은 상황에서 공이 수의 죽음에 대해 다르게 반응하는걸 보면서, 아 이 답없어보이던 미친놈도 갱생의 여지가 있구나 싶었다.
불우한 가정환경과 학대의 영향으로 식이장애를 가진 수가 공의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면서 그와 얽힌다. 공이 처음부터 한결같이 변태스럽고 느닷없어서 수 심경에 이입되어 넘나 공포스러웠다. 변태아저씨라도 맥락이 있으면 좀 덜 무서울텐데 이 아저씨는 너무 당혹스럽게 급발진해서 행동을 예측할수가 없다. 수가 몸도 허하고 정신도 불안정해서 공이 하는대로 질질 끌려가고 제대로 항의도 못하는게 답답스러웠다. 공이 수를 지네 집에 들어앉히고 혼자 신나서 cctv로 감시하고 모든 행동을 통제하는게 숨이 턱턱 막히더라. 그것조차 관심과 애정이라고 수는 공한테 정 붙이고 어떻게든 살아보려 하는데, 숨쉬듯이 하는 거짓말과 기만에 재차 배신당한 수는 그만 모든 삶의 의지를 내려놓는다. 수를 완전히 잃을뻔하고서야 공은 수를 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심으로 고민하게 된다.
수와 공 둘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커서 마지막은 파국으로 갈 것 같았는데 의외로 말랑말랑한 결말이었다. 둘이 서로로 인해 과거를 극복하고 현재를 사는 게 희망적인 느낌이었고. 이런식의 상호구원도 있구나..
둘이 앞으로 잘 살거라 생각하지만 외전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특히 쿠키의 개귀여운 모습 더 보여주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