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보에서부터 느껴지는 사투리의 장벽. 내가 이걸 볼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었는데 결국엔 낄낄대면서 너무 잘 읽었다. 사투리도 처음만 시끄러웠지 적응되니까 꽤 재밌더라. 다채롭고 버라이어티한 표현으로 주접을 싸는 아재공의 매력에 푹 빠졌다. 얼마나 매력이 넘치면 첨엔 질색하던 수가 나중엔 부창부수란 말에 걸맞게 공이랑 죽이 짝짝 맞는다.수 인생이 너무 기구하고 피폐한데 글 분위기는 발랄한게 아마 진지할 틈을 안주는 공의 호들갑스러운 애정표현때문인 것 같다. 수가 예뻐 죽는 공이 쉴새없이 들이대고 퍼주고 물고빠느라 피폐할 틈이 없다. 조폭답게 거친순정으로 수를 을러대며 겁줄 때도 있지만 너무 가혹하게 몰아부치진 않고. 그렇다고 마냥 달착지근한 것도 아니라 적당히 스릴도 느껴지는게 꽤 흥미진진했다. 수가 초반엔 진짜 전력으로 공을 싫어하고 공이 하는 언행도 거칠어서 조폭 느와르물에 던져진 어린양같은데 공 혼자 맘속으로 로맨스를 찍고있어서 거기서 오는 괴리감이 웃기다.첫눈에 반해서 연애하자고 들이대는 조폭두목공과 돈에 팔리고 겁에 질려 어쩔수없이 장단맞춰주는 미인수의 동상이몽. 공의 진심이 서서히 수에게 스며들고 그가 말하는 사랑을 믿을 수 있게 되면서 진짜 로맨스가 펼쳐진다. 서사를 공들여 쌓아둔 덕에 수의 감정이 점점 공에게 쏠리는 게 설득력이 있었다. 부모에게도 주변인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사랑받지 못했던 수가 공의 무한한 애정에 반응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듯. 수 대신 복수도 해주고 꽃길 깔아준 공에게 수도 완전히 마음을 열고 깨볶는 부부로 거듭난다.공수는 말할것도없고 조연 캐릭터들도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읽으면서 사투리가 서라운드로 들리는듯한 느낌도 신선했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