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BL] 포물선 그리기 (총4권/완결)
백각기린 / 시크노블 / 2024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개취로 스포츠물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이 작품은 정말 재밌게 봤다. 그나마 여러 해외파 선수들 덕에 꽤 친숙하고 룰을 어느정도 숙지하고 있는 축구 소재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음. 주석이 적절하게 붙어있어 이해하기 쉽기도 했고. 축구에 미친 프로선수가 주인공이라 경기 뛰는 내용만 주구장창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연애와 본업의 비율을 잘 조정해가며 흥미롭게 전개되는 내용에 오히려 감탄했다. 처음 뵙는 작가님이라 망설이다 미리보기 보고 글이 넘나 잘읽히길래 질렀는데 예감은 틀리지 않았음. 간만에 글 정말 잘 쓰는 작가님을 만났다.
외국인공 한국인수. 골키퍼공 스트라이커수. 과거 절친이었지만 관계가 빠그라지고 몇년동안 못 만나다가 갑작스럽게 조우하는 둘. 수는 공을 사랑하는 맘을 숨기느라 전전긍긍하지만 공은 그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몇년의 공백도 과거의 다툼도 다 잊은 마냥 살갑게 치대며 베프 자리로 복귀한다. 숨쉬듯이 플러팅하는 공과, 맘속의 폭풍을 잠재우느라 죽을맛인데 겉으론 쿨하게 받아넘기는 수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과거의 오해와 비밀, 가족 문제, 부상, 이적 등의 위기를 거치며 사랑도 이루고 커리어의 정점을 찍는다.
둘이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족보다 중요하고 축구만큼 절실한 단 하나의 사랑이란 게 좋았다. 의외로 공의 감정이 수보다 절실하면서 어둡고 깊어 약간 계략공 스멜도 나는게 맛도리. 수가 아니면 공은 아무것도 이루려하지 않았을 거라는게 참... 공에겐 수가 축구 그 자체라 약간 어긋난 팬심(?)으로 혼자 해결보려고 애쓰는건 안쓰럽기도 했음. 수는 축구밖에 모르는 놈인데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고 할만한 가족들은 그 절실함과 열정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유일하게 공만이 수의 마음을 공감해주니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음. 진짜 축구밖에 모르니까 공이 먹이고 입히고 다해주는데, 아니 누가 친구한테 그렇게까지하냐고요 마누라아니고서야<
감정선의 변화도 자연스럽고 둘이 이어지는 것도 어색하지 않아 좋았다. 생각보다 고구마구간이 적고 빨리 연결된다 싶었는데 진짜 위기는 따로있었고. 프로 축구의 세계는 이렇구나 매우 흥미롭게 읽었음. 유럽축구 왕중왕전(?) 같은게 챔피언스리그인가본데, 거기서 맹활약하며 날아다니는 수를 보고있자니 2d지만 같은 코리안이라고 국뽕 max로 차오르고 가슴이 웅장해짐. 하이라이트는 역시 결승전! 하필 공수가 함께 뛰었던 마음의 고향같은 도시에서 결승전을 그렇게 극적으로 우승하다니 넘나 드라마틱했다. 사적으로나 동료로서나 환상의 파트너이자 완벽한 이해자인 둘의 관계성을 보여주며 포텐을 터트리는, 제목에 부합하는 좋은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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