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편협한 취향이라 한번 안맞은다싶은 작가의 작품은 절대 사지 않는다. 이 작품도 그렇게 외면할 뻔 했었는데, 작가가 누군지 모르고 사고보니 어쩐지 낯익은 그림체다 싶더라는. 당시엔 아차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꽤 괜찮아서 산 걸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다.이 작가의 최근작인 '충견도 주인에게 올라타고 싶어'는 정말이지 취향이 아니었다. 호평이 많았고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은 작품인 것 같지만, 나한텐 지뢰나 마찬가지인 스토리와 캐릭터들이라 앞으로 동작가의 작품은 피해야겠구나 생각했었음. 근데 이 작품은 꽤 취향이었어. 다정공 단정수 구도에, 착각계 공의 직진으로 함락되는 수의 어리버리 사랑이야기인데, 줄거리소개에서 예상했던대로 꽁냥꽁냥 귀엽고 큰 사건사고 없이 무난하게 이어지는 스토리라 맘 편히 가볍게 읽기 좋았다. 공이 첫인상은 좀 무섭고 무뚝뚝하지만 알고보면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이라 수가 점점 스며들듯 좋아하게 되는게 이해가 갔다. 수는 참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한가지 단점이 밀어붙이는 사람에게 약하고 거절을 잘 못해 휩쓸리게 된다는건데, 그런 성격이기 때문에 공과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좀 소심해보이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 작가에 대한 괜한 편견 때문에 안 보고 지나쳤다면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