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물이 재밌으려면 탄탄한 설정과 배경, 흥미진진한 사건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거기다 장르가 벨이라면 남남로맨스까지 위화감없이 적절한 분량으로 배분되어있어야 함. 그래서 이 장르에서는 괜찮은 판타지물 찾기가 거의 하늘의 별따기에 가까움. 배경이 흥미롭다싶으면 작가가 폭주하며 설정과 전개에 매몰되서 러브는 실종되기 일쑤고, 씬이 좀 야하고 괜찮다 싶으면 전개가 나락가고 설정따위 어영부영 뭉개버린다. 밸런스 맞추기가 상당히 어려운 느낌.그런면에서 이 작품은, 완전히 만족스럽진 못해도 나름 균형을 맞춘듯 보인다. 그림이 상당히 화려하고 꽉꽉 차있어서 눈이 피로할 지경이지만; 성의없는 것보단 과한게 낫지. 캐릭터도 다 미형이고 개성있음. 성격들도 일관적이라 캐붕이 없다. 복선도 은근히 깔아놨고 그걸 로맨스와 버무려 잘 풀어냈다. 이국적인 분위기도 좋고 씬도 괜찮은 편.근데 왜일까 좀 지루해. 중반까지 진짜 하차할까 몇번이나 고민했다. 첫 관계 가질때 내 취향과 억만광년 떨어진 시추에이션이라서 식겁했는데(3p도 아니고 이게 뭐하자는구도;) 그게 영향이 컸던건지 뭔지. 다행히 호수 에피소드가 괜찮았어서 회복하긴 했는데 음... 역시 뭔가 취향이 아니야.판타지벨에서 기대하는 걸 충족한 작품이라 볼 수 있지만 개취때문에 영 좋아하긴 힘든 희한한 작품. 그러나 취향인 사람은 겁나 좋아할듯. 만약 공수구도가 반대였다면 나도 취향이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