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풍이라 그렇다기보단, 전체적으로 깔린 음산하고 어두운 느낌과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 때문에 독특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그림을 아주 섬세하게 그리셔서 눈이 즐거웠다. 소품 하나 허투루 그리지 않는 작가님의 노고에 박수. 실제 중국 어딘가에서 이런 일이 있지 않았을까 싶을만큼 대단히 인상적인 이야기였다.부유한 가문의 주인이 죽고 그 차남이 혼인하는데 그 상대는 독으로 사경을 헤매다 일년만에 깨어났지만 얼굴이 상해 아무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신부측 하객은 없고 신랑측은 배다른 형이 있으나 일년전 혼인식날 신부를 독살하려다 숙청당했다. 형의 어머니이자 차남의 계모는 형이 죽은 뒤 정신을 놓았다. 집안의 유일한 정상인인 차남은 가문의 비극은 아랑곳없이 신부에게만 정성을 쏟는다. 그리고 그 신부는 자신의 이름과 신랑 외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신랑은 신부에게 아무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말라고 당부한다. 왜냐하면 신부는 남자였기 때문이다.여기까지 보면 (비엘에 단련된 독자라면) 신부의 정체나 신랑이 숨기는 게 무엇인지 정도는 다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기대했던 게 그거라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과거지사 나올때에는 안타까움에 가슴 졸이기도 하면서 보았는데 클라이맥스의 반전에 무릎을 탁 쳤다. 중국풍인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구나. 그 소재를 이렇게 로맨틱하게 그리다니 역시 작가들은 비범해. 덕분에 두 사람이 원하던대로 끝까지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고 좋았다. 한정판 특전을 보니 제법 찡하기도.독특한 소재와 분위기로 어두운 듯 암울하지 않고 슬픈 듯 행복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다. 제목이나 줄거리가 의미심장해서 오해할 수 있는데, 이건 그리 무겁지않은 이야기니까 겁먹지말고 읽어보길 권한다. 한가지 바램이라면 조금만 더 야하면 좋겠다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