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적인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첫만남을 평생동안 간직하며 잊지 못하는 순정. 긴 시간에 걸쳐 우연처럼 몇 번을 마주쳤지만 조심스러워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흘려보낸다. 그럼에도 둘은 꼭 이어져야 하는 인연이라는듯 계속 마주치게 되고. 우연보다 필연이고 차라리 운명이라 해야 알맞을 사랑이다.작가님 작품들 중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라 할 만하다. 사건사고가 적어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연우의 시점이 주라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그처럼 잔잔하고 온화한 느낌이지만, 가끔 연우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점이 나올 땐 마냥 온화하진 않다. 사실 이정도면 일반인치고 꽤 스펙터클한 상황인듯. 특히 김신 시점은 세상 이렇게 탐욕스럽고 계략적이고 열정적일수가 없다. 가정사도 복잡해서 성격이 꽤 냉담한데다 연우 외엔 안중에도 없는 (비엘에선 매우 바람직한 성격의) 냉혈한임. 그에게 휩쓸려 인생 조진 이들도 몇명.. 착한 송연우씨가 김신의 실체를 알면 어떨지 좀 궁금하나, 김신이 워낙 잘 숨기는데다 연우는 김신에 한해서는 바보처럼 무뎌져서 평생 모르고 살 것 같다. 김신은 연우에게 평생 개처럼 맹목적이고 다정한 연인으로만 보일듯. 연우가 온화하고 다정한 성격이라 김신의 인간같지 않은(사실 맞다 남신이니까. 이름조차 김신느님 아니던가) 차가운 면을 적당히 녹여주고 좋은 영향을 끼쳐 그의 가족관계도 살짝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게 좋았다. 김신은 원치 않았어도 (그리고 연우가 의도치 않았어도) 좋은 쪽으로 서서히 변화하는게. 올곧은 연우 때문에라도 김신이 나쁜 쪽으로 가지 않을듯해 안심된달까, 김신 충분히 소시오패스성향이 있어뵈는데 연우가 사회에 큰 기여를 하는듯...연하공답게 절륜하고 섹시하고 독점욕 강한 김신. 연상이지만 귀엽고 포근하고 다정하고 예쁜 송연우. 둘이 본격적으로 사귀기 전부터 케미가 폭발하고 섹텐 뿜뿜이라 일상물임에도 순식간에 몰입해서 읽었다. 사귀고서는 말해뭐해 연우 발라먹을듯이 발정하는 김신 진짜 와... 그동안 어떻게 참았냐. 왜 이제야 만났는지 지나간 시간이 아깝다는 김신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된다. 그리고 작가님이 왜 12월이라는 오메가버스AU를 쓰셨는지 알 것 같다. 김신느님의 발정은 러트라고밖에 설명이 안됨 근데 평생 러트일듯(..) 연우가 부럽고도 안쓰럽다. 연우 체력 화이팅.둘의 이야기도 좋지만 중간중간 끼어든 김신 외조부님과 비서님이 깨알같이 개그를 날려줘서 좋았다. 좋지 않은 캐릭터도 있었지만 잘 정리되어 퇴장하고, 연우도 신이도 고구마먹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누가 딴지걸든 노상관이라 답답하지 않았고. 다시 생각하면 송연우라는 사람이 정말 비범한듯. 김신이야 인외존재고(..) 연우는 인간적이고 따뜻해서 유해보이지만, 맺고 끊음이 확실하고 단호하고 자존감도 높아서 은근 파고들 틈이 없다. 하긴 그러니 그 김신조차 조심스럽게 접근한거겠지.외전격인 8월의 마무리도 좋았다. 점점 집착도가 높아지는 김신이 질투와 오해로 빡치려할때마다 자각없이 누그러뜨려주는 성숙한 마인드의 연우가 좋다. 완벽해보여도 역시 연하는 연하인지 김신 초조해하고 조바심낼때 좀 귀엽. 김신이 은근히 질척거리고 개수작부려도 안 넘어가고 철벽도 잘치는 연우. 유혹에 넘어갈것같다가도 쑥스럽고 민망해서 넘겨버리는 연우와 아쉬워하면서도 강제는 안하는 김신의 구도가 설렌다. 둘은 언제까지고 이렇게 행복하겠지... 연우가 대학생되고 김신도 로스쿨을 가든 외할아버지 뒤를 잇든 잘먹고 잘사는 미래의 이야기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