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다데비 - 눈물의 원정
존 로스켈리 지음, 조성민 옮김 / 토파즈 / 2010년 12월
평점 :
평소 산을 찾는 일이 잦다보니 이 책을 읽으며 감히 끝내 오르지도 못할 산악 등정에 도전하게
되었고, 혼쭐이 나서 일찌감치 하산을 하고, 며칠 앓아누웠었다. 아무나 타는 산이라지만,
마음가짐과 준비 과정을 생략한 채 무모한 도전을 산이 반겨줄리 만무했다.
난다데비는 1억명이 넘는 힌두교의 신 중의 한 명이며, 히말라야 산맥에서 3번째로 높은 산봉우리다.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고, 주인공은 난다데비 원정대원과 마지막 여정에서 숨을 거두는 명랑하고
밝은 소녀 데비다.
아버지가 등정대원으로 딸을 참가시킨 점도 의아했지만, 그걸 마다하지 않고 산에 마력을 느끼며
빠져든 데비가 더욱 신기해 보였다. 작가가 묘사한 산,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서의 인간 심리가
인상적으로 표현되었다. 대원들의 불협화음을 보며, 어느 단체든 문제 없는 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며 인간의 부족함을 또 한 번 씁쓸하게 확인했다. 열악한 상황을 전제하면, 판단과 결정이
어려울 수 있음은 동감하지만, 결국은 전체가 손해볼 결정들을 만드는 몇몇 구성원이 늘 있다는
점이 애석하다. 난다데비 원정대도 그런 역경을 딪고 최후의 등정에 3인이 성공한다.
주인공 데비는 난다데비의 풍토에 적응을 못한 탓인지 지속된 설사로 인해 결국 숨을 거둔다.
산을 오르는 자의 입장에서 산을 해석하는 경향은 마치 인간이 어려울 때마다 신을 찾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느꼈다. 눈발이 휘몰아치고 여차하면 목숨을 잃는 산악가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나 또한 그들의 용감한 도전에서 데비의 순수한 마음을 찾고자 한다. 산을 사랑하고 산을 아끼는 마음.
난다데비를 보며 잠시 숙연해졌지만, 읽고 나서 마음은 산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것 같아 데비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