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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2 - 송지나 장편소설 ㅣ 신의 2
송지나 지음 / 비채 / 2013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것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아...신의 2권. 도대체 이게 몇년만인지? 이렇게 오래(실제로 작년에 1권 리뷰를 쓴 날짜를 보니 무려 12월 17일. 즉 1권은 그 전에 나왔었다는 소리) 지났다는 느낌을 받은 이가 분명 나만은 아닐터. 5달만에 다음 권이 나온 거니까 실제로도 오래 걸렸고-또 당시엔 분명 '1월에 나온다' 소리부터 시작했으며,그게 2월·3월로 계속 밀리고 또 밀렸으니 그 느낌 중첩되어 더 오래된 느낌이 들었던 셈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늦게 나온다고나 했으면 덜 기다렸을 것을. 이리 애타는 마음 덜었을 것을.
게다가 배송문제도 여전히. 1권은 알라딘에서 주문했다가 진짜 한참 걸렸고,2권은 교보에서 주문했는데. 생각해보면 물론 1권보다야 빨리 받긴 했지만...그래도 문제는 '같은 교보'에서 13일에 시켰는데도 14일에 받은 분과 15일에 받은 내 경우. 이건 뭐지? 아무리 외곽 지역이지만 명색이 서울에 사는데 왜 이런 말도 안되는 불공평한 차이가? 하필이면 신의에서만 반복되는지. 3권은 차라리 오프 서점에서 사고 말겠다. 만일 그날 재수없게 야근을 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나름 고난을 겪으며 받은 2권. 표지는 여전히 하수오님의 일러스트이며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니만큼 이번에도 100% 만족한다. 다만 약간,아주 약간 사심이 들어간다면 은수가 들고 있고 영과 그녀의 주변에 깔린 꽃들이 소국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노란 소국은 이미 신의,특히 임자 커플의 상징이니 말이다. 뭐 본문을 읽고 나니 아마 서향화(瑞香花. 하도 향기가 좋아 상서로운 향기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천리향,수향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음)인듯도 한데...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붉은 색은 못찾겠고 흰색만 나오니 그것도 아닌가...??
어쨌거나 대망의 2권이기에 차마 단숨에는 못읽겠다 싶었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거 다 보고 나면 도대체 3권은 또 언제 나올 거냐고?? 하는 생각덕분에. 이런 식이면 가을은 되야 나오질 않겠느냐 이 말이다. 결국 15일에는 4분의 1 정도 보고 16일에 나머지를 나눠서 봤다.
서론이 길었으니 결론부터 먼저 말해보자면,일단 재밌다. 뒷장이 궁금해서 결국 끝까지 보고 말았을만큼 확실히 재미는 있다. 분량도 저번보다 100쪽이 더 넘게 늘어났으니 제법 만족할만한 양이기도 하고 소 챕터의 제목들도 왠지 시적이어서 좋다. 참고로 2권 역시 대략 6회까지의 내용이 나와있으니 이건 도저히 4권으로 완결될 분량은 아닌 것인데...개인적으로 더 길어지면 좋다. 그래야 드라마에서 나오지 못한 부분도 죄다 제대로 잘 나올수 있을테니까.
읽으면서 느낀 것은,이번에는 등장 인물들의 마음이나 그때 왜 그랬는가...하는 점을 더 잘 알게 된 것에 더하여,못보던 에피소드가 세세하게 꽤 많았다는 거다. 물론 당연히 그게 더 좋다.
예를 들자면 드라마에서 노국공주가 최영을 불러 대화를 나누던 중 최영이 고려말을 어찌 그리 잘하느냐고 묻던 장면이 있다. 그에 공주는 '8년이다. 8년전 한 사람을 봤고' 라고 대답하는데...그 문제의 '8년전 사건'에 대해서 나왔다는 점. 이게 또 가슴 뭉클한 내용이고 또 그녀가 혼담이 들어왔을때 집안 연못에 투신까지 하며 저항-하기사 황족의 공주이니 공민왕 전에 어찌 혼담이 안들어왔겠나-하는 것에선 그녀의 공민왕에 대한 사랑의 깊이가 생각보다 더 컸음을 알수 있었다.
또한 기철의 스승에 대해 묘사된 부분에선 아,그래서 기철과 그의 사제 사매가 그런 특수한 내공들을 가질수밖에 없었구나 싶었고 기철이 왜 그리도 괴팍하고 잔인한 인간이 될수밖에 없었나...도 미루어 짐작해볼수 있었다. 천음자도 화수인도 나름 사연들이 많은 이들이었으며 사소하게는 그들의 드라마 상 이름이 정말 본명은 아니라 역시나 별호였구나! 를 알수 있어 왠지 재밌었다. 천음자는 千音子, 본명은 유청. 화수인은 火手印, 본명은 모비령. 유청의 鶄은 푸른 백로라는 뜻이라니까 왠지...어울리는 것도 같고? 비령은 緋玲으로 붉은 빛과 옥소리라는 뜻이니까...역시 어울리는 것 같다.
다 좋지만 그외 또 뺄수없는 에피라면 공민왕과 그의 모친 대비 홍씨 부분이고,또 문치후와 기철이 과거 왕의 베푼 연회였던가 어딘가에서 대면 정도는 했던 사이라는 것도 있겠다. 아...또 있지. 우달치와 무각시의 사이라든지 기타 등등.
그외 여러가지 자잘한 에피들은 직접 읽어보시면 더 잘 느끼실수 있을 것이고. 역시나 최영과 은수의 이야기는 읽으면서 아...이때 이래서 드라마의 그 장면이 그랬구나. 저때는 저래서 둘이 그랬구나. 이렇게 고개를 끄덕거려가며 볼 정도였다.
특히나 마음 저몄던 것은 역시 적월대가 나오는 장면-정말 이건 다시 봐도 보기 싫을만큼,이렇게 모순된 느낌이 들만큼,모두가 동의할 정도로 가슴 아픈 회상. 매희가 자살하고 나서 그걸 발견한 최영에게 그런 절망이 있었구나...하는 것도.
아마 매희가 죽고 최영이 7년이나 그런 세월을 보낸 것은-물론 그녀와 동료로 누이로 연인으로 지낸 그 깊이도 깊이...겠지만. 하지만 먼저의 사건을 생각해보자. 분명 문치후가 그렇게 비참하게 가고 동료 적월대들도 하나둘씩 스러져갔다. 거기에 더해 매희마저 그를 지탱해주지 못하고 그곳에서 죽어버렸으니 더했던게 아닐까? 이미 물잔에는 물이 가득히 차올라 금방이라도 넘칠 것만 같은데,거기에 최후의 한방울이 떨어져서,결국 다 넘쳐버리고 마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아마 매희가 먼저 죽고 스승이 나중에 죽었어도 최영은 그렇게 7년을 죽은 것처럼 살았을 거다. 분명.
아무튼 은수의 눈물과 인공호흡으로 되살아나고. 강화도로 어린 경창군을 만나러 가고. 그녀의 꽃같은 미소를 보며 살아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먹는 최영의 모습. 그 가슴 저린 희망에 다시 한번 내 마음은 아릿해져왔다. 그 모습 희망을 찾은거 같아 다행이면서도...경창군이 죽고 나서 그 마음 또다시 어찌 추스릴까를 생각하니...
말이다. 그리고 다시금,3권은 대체 언제 나올 것인가하는 기약없는 기다림으로 인해.
<덧1>
드라마의 은수보다 소설의 은수가 더 좋은 느낌은 나뿐인가? 그러나 김희선씨의 연기는 결코 나쁘지 않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다. 이건 왠지 드라마 제작 여건과 피디의 문제가 더 큰 거 같으니까.
<덧2>
돌배야...너 그러다 나중에 최영에게 들키면 맞아죽는다...보는 나야 웃겨 죽는줄 알았지만! 그리고 덕만아...정말 천진난만하구나...이래서 우달치가 다 좋다니까.
<덧3>
음자야. 보기보다 신분이 높았구나. 근데 니 스승 잘못 만나 인생이 그리 되었으니 정말 불쌍한지고~쯧쯧.
<덧4>
이번 권에 기철의 거대한(??) 비리,아니 비밀이 하나 나온다. 차마 내 입으로는 말 못할 그 비밀은...비밀은...238쪽. 거기 먼저 읽어보시기를 권하겠다. 마치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의 뱌쿠란 XX설을 떠올리게 하는 이 비밀이란 도대체?!?! 참고로 이거 보고 나랑 동생은 미친듯이...그냥...웃었다. 아마 신의와 리본을 다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 좀 해주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