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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의 남자 - 하
늘혜윰 지음 / 베아트리체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마무리가 아쉽다. 정말 아쉽다. 조금만 더 잘 마무리를 지었더라면 생각없이 최소 별 4개를 줬을 소설인데 마무리 때문에 며칠을 고민하다가 큰 마음 먹고 준 별 4개니까. 상권만 따지면 사실 별 5개도 큰 맘 먹고 줄 정도인데 하권때문에 많이 깎인 셈.
놀랍게도 명나라 사서에 남아있고 훗날 정조때던가 실록에도 등장하는 문종의 세자빈 '공빈 최씨' 에 관한 그 기록 하나를 가지고 이런 상상력을 발휘하다니. 결론은 '오타' 정도로 났다지만 소설가들의 상상력이 어디 거기서 멈춰서야 되겠는가? 영혼 이동 동양 시대물로써 수양,안평,세자(=문종) 및 세종 사이에 여주인공을 절묘하게 끼워넣은 이 솜씨란! 대체 역사 소설로 봐도 매우 훌륭하고 캐릭터 간 설정도 참 좋다.
다만 위에 썼듯 하권 중반 이후 마무리가 좀. 연애선도 안평까진 몰라도 세자까지 끼워넣은 건 무리였다. 철저히 냉철한 캐릭터로 갔어야 더 좋았을듯 싶고 교수가 '전생의 자기 아들'을 전혀 못알아본 것도 말이 안된다고 본다. 교수이고,전생도 기억하는데,전생의 아들의 字를 그대로 현생의 이름으로 쓰는 아들을 못알아본다는 게 개연성은 없지. 이야기의 힘과 흡인력과 기타 등등등이 하권 중반부터 상당히 떨어진 것도 아쉬운 일이고.
그러나 시대물 로맨스라는 한계 내에서 이렇게 상상력과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터.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