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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요갱
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6월
평점 :
초요는 쉬운 짐작대로 가느다란 허리(초나라 미인의 고사에서 유래). 갱이 뭔지 몰랐는데 본문 해설로는 미인이란 뜻이라 한다. 하긴 허리가 가느다란 미녀라...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으나 세류요도 풍만한 몸매도 모두 미인의 조건 중 하나이리라. 그나저나 이 이름을 줄여서 부르려면 '갱' 혹은 '초요' 여야 말이 앞뒤가 맞는데 요갱이라고 부르는 본문 속 인물들은 어째 좀 아닌듯.
아무튼 실존한 유명 기녀 겸 예인인 세종~세조때의 초요갱을 다룬 소설. 물론 역사 소설이 아니라 역사가 가미된 로맨스라 하는게 맞겠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알아서 괴로울 때가 가끔 있는데 하필 이 책 표지를 보고부터 딱. 왜냐? 표지는 분명 예쁘고 아름다워서 사실 이 책을 사는데 한 동기가 되었을 정도다. 그런데 상의를 보고 그만...점점 짧아진 거야 맞으나 임진왜란 직후까지도 상의 길이는 상당히 길었던 것이다. 즉 저 정도로 짧아지려면 양대 전란이 끝나야 한다는 소리.
또한 내용은 일단 필력이 좋아 끝까지 보긴 했는데 딱히 새로운 구도나 이런 게 보이진 않는다. 초요갱 자신이야 목소리를 낼 수 없던 계층이니 미화가 될 가능성은 엿보이지만......그녀를 둘러싼 여러 왕자들. 평원대군이나 특히 계양군+화의군은 (소설내에서도 계양군은 악역) 미화될만한 여지가 없을텐데. 그러나 이 소설이 재미있고 캐릭터가 전형적이긴 해도 보는 재미는 있으니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대체로 이 시기엔 초궁장이나 어리가 유명하다) 여인을 내세워 소재를 발굴한 것은 좋은 일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