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번호 113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0
류성희 지음 / 황금가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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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제목이 좀 거창한 느낌도 들지만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어쩔수없다. 몇번이나 말하지만 척박한 우리나라 풍토상 아직까지도 추리나 스릴러 장르가 활성화되있지 않은 편인데-처음 본 작가의 작품이 의외로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구성도 꽤나 훌륭할 줄이야. 이전 작품도 보려고 검색해봤는데 아쉽게도 하나는 흥미가 안당기고(뭔가 로맨스 기색이 짙으니),흥미가 당긴 또 다른 하나는 절판상태라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다소 섬뜩한 느낌의 저 표지를 시작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법의 편에 선 것은 알콜중독에 미혼모 엄마를 둔 신참 여검사 홍승주와 유명한 조폭을 아버지로 둔 형사(아쉽게도 이 형사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음). 반대편에 서있는 것은 유명 병원의 여자 외과부장과 그녀의 외동딸 은혜리.

 

홍승주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여주 캐릭터라 가장 흥미가 당기지 않는 터다. 솔직히 별점을 깎아먹은 것도 심하게 말하면 바로 이 여주 때문이라고 할수 있겠다. 당차면서도 여리고(그나마 성격이 아주 개판은 아니라는게 다행) 뭐 그런 여자. 오히려 이쪽 캐릭터중에서는 선배 남자 검사쪽이 마음에 든다. 냉철하고 법적이지만 의외로 융통성도 있고 밥집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은근히 존경하는 그 미묘함이 말이다. 형사쪽도 정말 전형적인 돌진형이지만 아버지가 조폭이라는 특이한 설정이 그것을 조금 완화시켜 주고 있고. 범인들 쪽인 은혜리는 진범임에도 존재가 좀 미미한 편이지만 잘못되나마 모정이 강한 그녀의 의사 모친이 역시 그것을 커버해준다.

 

아무튼 은혜리는 공주 타입으로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부적응자로 전락. 마약에 절어 지내다 마이클 한이라는 남자를 자신의 오피스텔(원룸이었나? 중요한건 그게 아니긴 하지만)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만다. 그것을 발견한 모친이 어떻게든 그 무시무시한 두뇌를 굴려 자신이 살해한 것으로 상황을 뒤바꿔놓는 것이 추리적인 핵심 되겠다. 아무튼 홍승주 등 검사들쪽도 다 진범이 모친인줄로만 알았으니까.

 

물론 홍승주와 열혈형사의 질김성으로 인해 사건은 재수사에 들어가고......심증은 딸쪽이 진범임을 확신하는데,문제는 시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아울러 어떻게 여자 혼자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시체를 오피스텔 밖으로 운반할수 있었는가 하는 점 역시.

 

사실 트릭 면에서는 약간쯤 김 빠지는 점도 없잖아 있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흥미진진한 장편은 참 오랫만인듯 하다. 서미애 작가의 신작이 나오지 않아 우리나라 추리 혹은 스릴러 작가에 대한 흥미를 접고 있었는데,이제는 이 작가분의 신작도 앞으로 기대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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