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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교전 2 ㅣ 악의 교전 2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오래간만이다. 이렇게까지 두권짜리 소설을 거의 단숨에 읽어본 것은. 마무리가 다소 미미했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별점을 4개 줬지만,그것만 좀 더 다듬었다면 5개를 주고도 남음이 있다. 물론 책 두께(하드 커버라 두꺼워보여서 그렇지 실제 쪽수는 각권 410여쪽 정도밖에 안됨)에 비해 비싼 가격도 감점의 요인이 되었지만 그건 작품 내용과는 관계가 없으니까.
주인공은 고등학교 영어교사 하스미 세이지. 30초반의 잘생긴 이 청년은,그러나 살아있는 악 그 자체다. 흔히들 말하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이라고나 할까? '감정'이라는 것이 전혀 없어서 살인도 서슴치 않는다. 게다가 머리까지 정말 좋아 현재까지 범행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태. 그는 학교를 자신의 왕국으로 구축하고자 도청 장치까지도 서슴치않고 설치하는 등 행보에 거리낌이 없다.
겉으로는 학생을 위하고 그들의 편에 서는지라 애들에게 인기 최고. 친위대 비슷한 것도 거느리며 선생들에게조차 호감을 많이 얻는 편이다. 다만 가타기리와 하야미 및 나고시 등 3인방에게는 경원시되고 있지만. 왜냐면 가타기리에게는 여자 특유의 직감이랄까? 그런 것이 있어 어딘지 모르게 그를 경계하고 마는 것이다.
물론 하스미는 그런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별로 신경을 쓰진 않는다. 자신에게 방해가 된다면 그게 뭐든 죽이고 말뿐. 동료 교사도 이전 학교의 학생들도-심지어 어려서는 친부모조차 자신의 이런 '상태'를 눈치챈 것을 알자 바로 그날 밤 살해하고 만 것이다.
과연 하스미의 악은 어디까지 뻗어갈 것인가. 자신의 악행이 점점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그는 더욱 끔찍한 살인계획을 세우는데......
막판의 가타기리와 나고시의 대활약으로 인한 반전엔 나도 놀랐지만 하스미도 역시 놀랐을 것이다. 모리타트의 선율을 휘파람으로 불며 악을 구현하는 그가 어디까지 경악했을지는 미지수지만.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악 그 자체를 현실화시킨 것 같은 인물이 어디에 또 있을까? 작가의 능력이 참 대단한것 같다. 내용의 불유쾌함을 제외한다면 이렇게까지 엄청난 스피드로 읽을수 있는 작품을 써냈다는 것이 더더구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