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싸리 정사 화장 시리즈 2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회귀천 정사에 이은 작가의 '화장' 시리즈 나머지 3편이 담긴 단편집.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단편집쪽이 회귀천 정사보다 더 재밌고 술술 잘도 넘어갔다. 게다가 뒷쪽에 '양지바른과 사건부'라는 또다른 단편 시리즈 3편이 실려있는데,같은 작가가 썼나 의심할만큼 극과 극이지만 이 역시 의외로 웃기고 재밌었다는 것 역시. 

이 책에 실린 것은 '붉은 꽃 글자' '저녁싸리 정사' '국화의 먼지'. 붉은 꽃 글자는 어릴적 여동생 미쓰와 헤어진 오빠인 '나'를 중심으로 서술되는 이야기다.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으나 친남매와도 같았던 그녀와의 재회. 거기에 엄친아격인 동창생 미즈사와가 섞여들면서 사건은 비극적으로 진행되어 간다. 미즈사와는 동문스승의 딸과 약혼까지 한 바람둥이였던 것. 비록 몸을 파는 것은 아니나 기생이 된 미쓰와는 처지와 격이 틀린 셈이다.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어갈 것인가? 

두번째이자 표제작인 저녁싸리 정사는 서생(싸리. 그의 성씨에 싸리꽃을 뜻하는 한자가 들어가있다)과 정치가의 부인(역시 그녀의 이름에 저녁을 뜻하는 한자가 있음)의 이룰수없는 사랑-그리하여 마침내 동반자살한 정사를 서두애 내세운다. 흔하디 흔한 연애사건이나 비극적인 운명에 몇년간이라도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 그러나 진실속의 진실은? 

세번째인 국화의 먼지는 병으로 쓰러진 군인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 자살인가 혹은 타살인가? 그리고 부인의 사연은 무엇이며 그 의미는 또한 어떠한 것인가. 

표면의 사건과 결말 부분에 나타나는 놀라운 반전들까지-정말 앞서 회귀천 정사보다 더욱 발전된 작가분의 필력을 보는 것 같았다. 아울러 이 작가분치고는 좀 더 산뜻해졌다고나 할까?

게다가 뒷쪽에 실린 양지바른과 사건부는 서두에 썼듯 도저히 이 작가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었다. 이런 유머 미스터리를 쓸수 있는 작가였던가?! 마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뒤에' 라든가 '삼색털 고양이 홈즈' 등의 작품을 보는듯 했다. 게다가 추리적인 요소도 결코 빠지지 않았으니,신문사의 한가한 부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소동과 사건을 다룬 이 시리즈도 좀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지껏 읽었던 작가의 세 단편집 중 가장 마음에 들었고 재밌었다고 생각되는 '저녁싸리 정사'. 작가의 다음 작품도 번역뇌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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