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랑에 얽힌 이야기

완전연애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8
마키 사쓰지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추리소설 제목치고는 참 거리감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이 소설. 처음 보는 작가의 두꺼운 소설이지만 끝까지 흡인력 있게 읽을수 있던 소설이고,마지막 장을 읽었을때는 과연 제목이 저럴수밖에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제목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 작품이기도 했다. 

주인공은 독특한 화풍으로 세간에 명성을 떨친 나기라 화백. (본명이 가물가물하니 예명으로 칭하겠음) 그의 소년 시절부터 죽을때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년일 적엔 도쿄 대공습으로 인해 지방의 숙부댁으로 피신하고...나름대로 사촌과 숙모의 보살핌을 받는다. 또한 거기서 평생에 걸친 사랑을 하게 될 소녀를 만난다. 그녀는 아름답고 우아해서 당시 여러 남자의 표적이 되기도 하지만,소년은 알게 모르게 그녀의 편을 들며 그녀를 지킨다. 특히 그녀가 자신을 덮치려는 미군을 살해하자 자신이 나서서 시체를 처리하기도 하고. 그날 밤 '그녀'와 꿈같은 하루밤을 보내며 소년은 비밀의 사랑을 가지게 된다. 

2번째는 그녀도 결혼하고 자신도 화가로써 슬슬 명성을 얻어나가던 젊은 시절의 시기. 그녀의 딸은 사실 '자기' 딸이었던가? 하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서...그녀가 누군가의 전화로 충격을 받아 죽자 그 상대가 그녀의 남편일 거라는 나름의 증거를 가지고 원한을 갖게 된다. 더구나 그녀의 딸은 불가능한 방법으로 살해당하고 마는데. 

3번째는 장년의 이야기. 아끼는 제자와 살던 화백은 사실 딸이 손녀를 남겼다는 것을 알게 되고,자신의 제자와 손녀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나름 흐뭇해한다. 그러다가 결국 사랑했던 여자의 남편(즉 손녀의 호적상 할아버지)을 불가능한 방법으로 죽이고 만다. 

마지막 부분......아. 사실 누가 완전연애를 했던가. 누가 평생을 두고 한 존재를 그토록 사랑했던가? 

정말이지 트릭이나 이런 것은,혹은 내용 자체는 다소 고식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완전연애의 정체랄지-그런 것이 밝혀졌을때의 충격과 감탄은 바로 이것을 위해 이 책을 읽었나 싶을 정도! 

그러니 마지막을 위해서라도 한번 읽어보는 것이 추리 팬으로썬 괜찮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