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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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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는 우타노 쇼고와 더불어 이름만 보고 바로 책을 사버리는 추리작가다. 그런 작가의 그것도 최신작이 나왔다니 당장 사볼수밖에. 못본 책이 많지만 주말에 읽을 책으로 바로 골라버렸다. 

두께가 무려 640쪽에 가까운 하드 커버 장편소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무게 때문에 간간히 조금 쉬었을뿐 끝까지 거의 쉬지 않고 읽게 만드는 마력은 과연 아야츠지 유키토라고 할수밖에. 

그러나 이번 장편은 역대 번역작 중 가장 이색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가장 짧게 느낌을 표현하자면 아야츠지 유키토가 아니라 온다 리쿠를 읽은 느낌? 그만큼 본격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환상적인 요소가 많이 섞인 호러 미스터리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도 성인이 아니라 중3 전학생인 사카키바라 코이치라는 소년이니까. 

코이치는 폐에 기흉이 생긴 소년으로 모친은 이미 사망하고 부친은 해외에 있어서 외가에 맡겨진 상태. 그러나 평화로운 시골 학교일줄 알았던 요미키타 중학교는 어째 전학 첫날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게다가 첫 등교 전 입원했던 병원에서 만난 동급생 미사키 메이라는 소녀는...한쪽 눈에 안대까지 한 특이한 분위기인데다가 학급 전원에게서 완전히 없는 존재 취급을 당하고 있는데... 

이런 이상하고 음습한 분위기속에서 사건은 터지고 마니. 여자 반장 유카리가 그만 사고로 죽고 만 것이다. 그것도 모두가 있는 학교에서. 게다가 그녀의 어머니도 사고로 죽고(정확히는 유카리가 서둘러 나간 것은 모친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였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그 다음에는 코이치와 친했던 병원 간호사가 엘리베이터에서...그다음에는 또다른 남자 동급생이...이렇게 연이어 죽어가는 것이다. 

대체 이 현상은 무엇일까. 과거 26년전 똑같은 3학년 3반에서 일어났던 사건과의 관계는 무엇일까? 논리로는 설명할수 없는 사건과 사고들속에 도시 전설처럼 전해지는 3학년 3반의 '또다른 존재'란......과연 무엇이고 누구일까. 

앞서도 말했듯 사건의 범인이 밝혀진다든가 메이의 존재라든가 하는 점은 깜짝 반전이 펼쳐지며 약간은 본격적인 느낌도 없지 않아 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역시 환상적인 요소가 90%는 된다고 할까?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 펼쳐지는 스토리라든가 '아~왜 거기서 눈치를 채지 못했을까' 하는 추리적 요소라든가......이런 것은 분명히 있지만 이것은 아야츠지 유키토같진 않았다. 온다 리쿠(미야베 미유키는 사회파니까)에 가까운 느낌일뿐. 

그래서 분명 재밌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야츠지 유키토라는 이름에 걸었던 기대가 무산되어 조금 아쉬웠다. 얼마전 읽은 '살인방정식' 보다 훨씬 재밌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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