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초 이야기 - 할머니 탐정의 사건일지
요시나가 나오 지음, 송수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작가가 표제작인 '고운초의 소우 할머니'로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탔다던가? 더구나 그것이 첫작품이었다고 하니 놀랄 노자. 특이하게도 할머니가 무려 추리소설의 주인공이니 서양으로 치자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마플양이 떠오른다. 

이렇게 해서 보게 된 '고운초 이야기'는 총 5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얇은 두께의 단편 추리소설집이다. 표제작에는 남편과 이혼하고 어린 아들을 잃은 소우 할머니의 과거가 소개되고,그로 인해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과정이 나온다. 가게에 찾아온 여고생들의 대화를 듣다가 우연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일상속에서 담담하게 그려진다. 

나머지 4개의 이야기도 마찬가지. 두번째에는 어린 시절 지독한 악연이었던 옛 친구(라 쓰고 웬수라 읽는)가 나오고,세번째는 자신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러 오는 청년의 일을 해결하게 된다. 네번째는 나쁜 남자로 알려져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사실 누구보다도 의리 있고 과묵한 남자 그 자체였던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며,마지막은 혼자 짝사랑하고 있던 남자와 그의 숨겨진 아들에 대한 이야기로 끝난다.

이 소설은 추리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것보다도 오히려 일상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봐야 할것이다. 여기에 그녀를 돕는 씩씩한 알바생 구미,트럭 운전수 데라다,절친 유키노(아주 약간의 치매기운이 있지만 언제나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좋은 친구) 등등 주변인들도 따스하고 좋은 사람들. 그들의 온화한 모습이 나오는. 

비록 추리소설로 기대하고 봤지만 이 연작 단편집은 읽어도 후회할 일이 없을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총명한 두뇌와 번뜩이는 재치로 사건을 시원하게 해결한다기 보다는 그저 마음으로 사태를 풀어나가는 소우 할머니. 다음에 2탄이 나온다면 한번 또 볼 마음이 있다. 마지막에 결국 자식의 집으로 떠나게 된 유키노 할머니의 안부도 궁금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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