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맛>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백석의 맛 - 시에 담긴 음식, 음식에 담긴 마음
소래섭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당신이 먹은 것이 무엇인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미식예찬의 저자 브리야사바랭은 먹는 음식으로 그 사람의 전반적인 삶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음식으로 인생을 말한 사람이 시인 중에 존재한다. 바로 시인 '백석'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백석이란 사람에 대해 알지 못했다. 요즘은 그의 시가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다고 하지만, 재북 작가들의 작품이 해금된 것은 1987년 이라고 한다. 그러니 내가 그의 작품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던 것이 이해가 간다. 이렇게 맛과 멋이 공존하는 시를 여지껏 알지 못했다니 조금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음식이란 참으로 오묘한 존재다. 그것은 시각이나 청각으로 딱 떨어지게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구조를 지녔다. 날 것을 이리저리 배합해서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인간은 잡식성의 동물인지라 여러가지를 먹을 수 있지만, 동시에 아무것이나 먹으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 이렇게 음식은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오랜 세월 생활 속에서 파묻혀있어 새롭게 재조명될 기회가 없었다. 이런 '음식'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백석 시인은 시에서 표현하고 있다. 거창하거나 화려한 음식이 아닌 소박한 밥상과 모밀 국수, 혹은 수박씨나 호박씨를 통해서.

북쪽의 사투리와 익숙하치 않은 문장들로 때론 당황하기도 했지만, 책의 저자가 권한대로 사투리에 대한 설명을 읽지 않고 느끼는 그대로 시를 읽어내려가고자 했다. 100%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백석 시인이 시 속에 담아내고자 한 맛과 음식의 향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논문으로 쓰였던 글을 조금 쉽게 풀이해 놓은 것이다. 쉽게 표현했다고는 하나,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백석을 모르는 나에게 시인의 시와 시인의 생애를 알게 된 것은 큰 행운이였다. 기회가 되면, 그의 시가 조금 더 많이 담긴 다른 책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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