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에 책이 있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시냇물에 책이 있다 - 사물, 여행, 예술의 경계를 거니는 산문
안치운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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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집을 읽는 즐거움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 본다는데에 있다. 평소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 평소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깊은 대화를 통해 요즘 생각하는바를 알아낼 수 있겠지만, 평소 만나보기 힘든 명사라든지, 작가들은 그 생각을 알아내기 힘들다. 그래서 부지런히 에세이집을 찾아서 읽는 편이다. 요즘, 그들의 생각을 알기 위해. 

연극평론가로 알려진 안치운님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그의 생각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책은 크게 '살며, 여행하며, 공부하고'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있다. 세 가지 주제에 저자가 생각하는 바가 농밀히 담겨있다. 

뭐든지 빠르게 해치워버리는 요즘 세태를 아쉬워하며 느리게 걷는 삶을 예찬하기도 하고, 자전거가 일상이 된 다른 나라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허리가 아파 누워 있으면서 절망하기 보다는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게 된 것에 감사하고 어느 늦은 봄 밤에는 안치환의 노래를 읊조리기도 한다. 

<걷는 일은 내게 세상과 삶을 다시 연역할 수 있는 계기였다. 배워서 걸은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많은 것을 다시 배울 수 있었다. 걸은 적이 있는 길을 다시 걷더라도 부질없다고 여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요즘 걷기의 즐거움에 푹 빠진 내게 이 문장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어차피 모든것은 걷고 듣고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던 차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걷기와 자전거를 타는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공감할 부분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많이 아쉬웠다. 남의 생각을 읽는것도 좋지만, 공감할 수 없는 생각을 읽어가는 것도 큰 힘이 든다는 걸 조금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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