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를 다스린 국왕들의 시선에서 국가 재정과 경제 정책을 다룬 역사 교양서다.
특히 세종, 광해군, 숙종, 정조가 당면했던 경제적 난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펼친 정책을 중심으로 백성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고뇌했던 왕들의 리더십을 조명하고 있다.
표지에 그려진 고민에 빠진 왕과 엽전 모양의 달, 눈치를 보는 촛불 같은 위트 있는 이미지는 자연스레 '나라를 걱정하는 왕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실제 책을 펼치자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에 그치지 않고, 세입과 세출 사이에서 머리를 싸매는 '국정 경영자'로서의 인간적인 국왕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보통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왕들의 대표적인 경제적 업적만 단편적으로 암기하기 쉽다. 그 결과 정책이 탄생하기까지의 흥미로운 맥락과 비하인드 스토리는 상대적으로 가려지곤 했다. 예컨대 세종이 공법을 도입하기 위해 대규모 여론조사까지 단행했던 역사적 배경처럼, 결단 뒤에 숨겨진 치열한 과정을 다뤄준 덕분에 역사를 바라보는 안목이 더욱 넓어졌다.
광해군 역시 폐위된 왕이지만 그가 펼친 중립외교나 대동법 도입 등의 정책은 성군이나 폭군이라는 도덕적 프레임을 벗어나, 위기 상황에서 국가의 파산을 막고 백성의 부담을 낮추려 했던 위기관리자의 선택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시선 역시 이 책이 역사적 인물을 대하는 시각이 얼마나 실용적이고 입체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더불어 이 책은 현대 정치를 향해서도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지금의 정치인들은 조선의 왕들처럼 국가의 재정과 민생을 위해 밤잠을 설쳐 가며 실리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고민하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여러모로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외우는 수동적 학습에서 벗어나, 경제적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융합적 사고력을 키워주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학생들의 논술이나 수행평가 준비 교재로 활용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