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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맨
가와노우에 에이코 외 지음, 오노 고헤이 그림, 김지영 옮김 / 올리 / 2026년 7월
평점 :
겉보기엔 그럴싸하지만 어딘가 어설프고 엉뚱한 슈퍼히어로 컵라면맨의 이야기를 다뤘다. 뜨거운 물을 붓고 3분이 지나야 출동하는 컵라면맨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마법 대신 현실적이고 황당한 솔루션을 제시하는데, 용돈을 더 받고 싶어 하는 주인공 유타를 위해 부모님의 백반집 매출을 올릴 방법을 함께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짜잔 하고 나타나 위기를 단번에 해결해 주는 히어로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이 책의 주인공 컵라면맨을 만나려면 일단 3분을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소원을 빌어도 뚝딱 마법을 부려주긴커녕, 멋진 몸을 원하면 당장 운동부터 하라거나 똑똑해지고 싶다면 3년 동안 공부하라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황당한 조언을 건넬 뿐이다.
영웅답지 않은 해학적인 설정이 웃음을 자아내며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여기에 라이벌 가게의 블랙 컵라면이 등장하며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대결 구도 역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단 3분 만에 간편하게 즐기는 컵라면 하나에도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배어 있다는 사실을 유쾌하게 일깨워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너무나 친숙한 먹거리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타인의 노고와 시간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다.
쉽게 얻은 성공보다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하며 보낸 시간만이 나를 진짜로 성장시킨다는 울림 있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는 책이었다. 아이와 함께 컵라면을 먹으며 용기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와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