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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크릭의 아이들 - 끝까지 진실을 숨기긴 어렵다 ㅣ 미래주니어노블 18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임윤정 옮김 / 밝은미래 / 2025년 7월
평점 :
나의 일상은 별거 없는 것 같고 나의 세상은 좁은데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한 친구가 앞에 나타난다면?
그 친구를 바라볼때 별을 우러러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동시에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미묘한 불편함도 느낄 거 같구요.
미국의 최우수 아동 도서 수여상인 뉴베리상을 3회나 수상한 작가,
에린 엔트라다 켈리의 신작 <폰 크릭의 아이들-끝까지 진실은 숨기긴 어렵다>는
이런 사춘기 아이들의 또래관계를 그려낸 책입니다.
작가 특유의 매끄럽고 섬세한 글체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예리하게 보여주는데요.
제목이 뭔가 스릴러 소설 같은 느낌도 들고 내용이 너무 궁금해지더라구요.
루이지애나의 작은 마을 폰 크릭의 아이들은
마을을 벗어난 적도, 새로운 경험을 해본 적도 없는 친구들입니다.
대부분 태어나서 쭉 성인이 될때까지 폰크릭에서 떠난 적이 없죠.
폰크릭 중학교는 해가 바뀌어도 그 반 친구들 그대로 만나는 작은 학교구요.
떠나는 이는 있어도 새로 오는 이는 없는 이런 무료한 마을 폰 크릭에
어느날 오키드 메이슨이라는 여학생이 전학을 오게 됩니다.
전학생이라는 존재는 폰크릭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죠.
이들에게 뉴욕, 파리, 런던같은 도시는 이름을 듣기만 해도 황홀한 타지인데요.
오키드는 그런 여러 도시와 다른 나라를 다녀온 유일한 학생이기에
12명의 아이들에게 폰 크릭 밖 세상이야기는 반향을 일으켜요.
거기에 예쁜 얼굴과 머리에 꽂은 꽃까지.
전학온 이후 오키드는 폰크릭 중학교의 주요화두가 됩니다.
또래보다 어른스러우면서도 미스테리한 오키드는
단조롭게만 지내던 한명 한명의 아이들에게 내적변화를 일으키는데요.
보틍은 이런 전학생이 오면 대부분 두가지 반응이 먼저 나타나죠.
선망하거나 시샘하는 시선. 그 시선들이 스토리를 형성합니다.
오키드와 친해진 그레이슨과 도로시를 포함해
폰크릭 아이들 12명 화자 관점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옆 마을 학교로 전학간 레니에 이어 여왕벌 놀이를 하는 제니를 보며
어디에나 저런 캐릭터는 있구나 싶더라구요.
여러 캐릭터를 보면서 아이에게 들었던 학교 친구들도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여러명의 시선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인물간 관계와 사건을 한층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저도 사춘기를 앞둔 아이들을 키우는데
책을 읽으며 사춘기 아이들의 우정과 그들만의 룰,
두려움과 반동형성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후반부에 오키드의 수상한 과거와 그 진실이 밝혀지며
폰 크릭 아이들은 수많은 감정의 교차지점을 마주하죠.
늘 유언비어와 독설을 내뱉는 레니와 비교되는
오키드와 지내며 마주하던 질문과 게임 등을 통해
댄스파티를 전후로 친구들은 자기긍정을 회복하게 됩니다.
성 역할, 낮은 자존감, 선민의식 등 기존 관점에 대항하는 변화가 생기죠.
그렇게 선입견에서 탈피하고 타인존중을 이루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때때로 내 안에 맹목적인 사고와 편견, 낯선 것에 대한 환상과 두려움이 공존하지만
오키드가 자신을 표현한 것처럼 상상을 좋아하는 다정한 사람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