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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알레 / 2022년 11월
평점 :
“어떤 방에서 당신이 가장 똑똑하다면, 당신은 방을 잘못 찾은 것이다.”
- 리처드 파인만, 196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인간의 잠재력은 다양하다. 역사 속 폴리매스의 영향력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한 분야의 전문가만이 인정받기 쉬운 시대다. 그로 인해 뇌의 활동은 한 분야로만 쏠리게 되고, 다양한 분야와 융합된 창의력 생산 자체를 거부하며 한 우물만 판다. 기회를 노려도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자’라는 완벽주의를 내세워 외길만을 선택한다.
“전문가들은 더 적은 것들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다 보니 더 좁은 분야를 자세하게 안다.”
-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
『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저 / 강민경 역 | 알레 | 2022년 11월
이 책은 복잡한 연결망, 조화, 임계성, 티핑 포인트, 집단행동 마지막으로 협력을 통해 우리가 사는 복잡한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과 더불어 복잡한 예시지만 쉬운 결론을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한 분야에 집중할 게 아니라 전혀 관련성이 없는 분야를 접하면서 유사점과 연관성 그리고 공통점을 탐구해야 하며, 다양한 지구상의 모든 연결고리는 복잡성을 통해 협력해야 한다. 현재 탈세계화와 자연재해로 인한 문제는 복잡성을 띠고 대부분 서로 연관되어 있어, 현존하는 그리고 앞으로 발생할 재앙에 더 철저하게 대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연결 지어야 한다는게 이 책의 요점이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다른 두 대상으로 근본을 탐구하여 연관성과 관계성을 찾아내면, 특히 그 연관성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일 때, 손에 넣은 지식이 마법처럼 신기하게 느껴진다는데, 그 쾌감의 연속을 맛보면 복잡성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높아질 것 같다.
불필요한 것을 무시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이 능력을 키우려면 근본적인 메커니즘과 패턴, 규칙성을 찾아야 하며 한 분야의 전문성으로는 안 된다. 각 분야를 연결한 복잡성을 통해 표면적으로 드러난 원인이 없이 복잡한 혼란 속에서 갑자기 질서나 구조가 생겨나는 ‘창발’을 찾아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직 너무 많은 한계와 경계선이 있어서 우리가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에 더 주목한다는게 현실이다.
제목이 은유적 표현이라는 말에 속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자연과 인간이 협력하여 지구를 살리는 길을 모색한다는 굵은 맥락은 비슷하나 갑작스러운 복잡계 과학의 등장에 혼란스러웠다. 지구를 치유한다는 오만함으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편향적 생각의 전환과 우리의 진정한 위치를 직시하는데 심플하지 않은 방법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복잡성이라는 주제 안에서 방향성을 찾아 페이지를 넘기며 결론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문장을 뽑아 남겨본다.
『자연현상에서 자기 조직화 임계성이 나타나는 걸까? 자기 조직화 임계성이란 단순히 견고함만이 아니라 극단적인 변화를 거쳐 새로운 발전 상태로 나아갈 가능성을 뜻한다』
『생태학적 연결망은 오로지 성장만을 지향하지 않고 계속해서 균형을 추구하며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우리 사회의 경제 시스템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려면 수억 년 동안 성공적으로 구조를 유지해 온 생태계를 모방해야 한다. 그러면 심각한 위기를 막고 막대한 비용을 아끼고 경제적 그리고 개인적인 무거운 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고삐 풀린 성장, 독점 대기업, 획일화, 다양성 상실이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자연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으로부터 배워서 그것을 우리의 사회 구조에 적용해야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 자연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이란 협력이다』
“생명체는 전쟁이 아니라 연결망으로 행성을 정복했다.”
- 린 마굴리스, 미국 진화생물학자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