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동요되어 바다의 위대함에 작아지고, 고요해지며, 느슨해졌다. 받아들이는 삶을 표현한다면 ‘바다’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 살면서 위로가 가장 간절했던 시절이면서 한창 사는 것이 우울했을 때 탄생했다는 이 책이 전하는 위로는 잔잔하면서도 거침없었다. 바다의 출렁이는 행복감이 시원하게 거품을 볶아대는 파도를 부르고 밤하늘의 별보다 더 반짝이는 윤슬과 만난다면 구름과 별이 하늘에만 있다는 사실을 잊고 만다. 이처럼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은 고매한 삶을 생각하게 한다. “삶을 이야기하려면 철학 자체, 개념적인 언어는 포기하고 바다를 은유법으로 사용해야만 가능했던 것 같다. 우리라는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고 싶다면, 바다 앞에 서기를 바란다. 파도의 리듬에 맞출 때, 파도의 움직임과 빛이 보여주는 놀라운 아름다움 속에 있을 때, 산다는 것과 충만함이 무엇인지 대략 보일 것이다.”가볍지 않았다. 이 책이 펼쳐낸 바다의 다양한 아름다움에 취해보기도 하고 파고들기도 하면서 광활한 세계의 기분 좋은 혼돈을 맛보는 것처럼 신이 났다. “바다는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고 지배당하지 않는다. 늘 움직이고 변화하기에 단조로움과는 거리가 멀고, 길들일 수 없기에 그 누구도 바다에서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바다가 그렇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다 앞에서 무력해지는 이유다.” 순응하지 않은 마지막 야생 지대인 바다에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일상이고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인생의 굴곡은 당연하다고 바다는 말하고 있다. 그래서 즐거워도 괴로워도 우리가 바다를 찾는 이유 아닐까. “바다는 같은 모습인 적이 없다. 그런 바다를 통해 우리는 굴곡 있는 인생이 무조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라는 걸 다시금 떠올린다.” 삶의 지표가 필요하다면 바다로 가자. 물결의 흐름에 마음을 맡기다 보면 의지와 상관없이 유순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 비가 내린다. 이 비가 바다에 닿으면 윤슬이 되고 파도가 되어 흐를테다. 모든 삶은 흐른다. 예외란 없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