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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시대 -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쳤을 뿐이다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월
평점 :
절판
SNS 발달 전 시대에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개중에 잘 살면 잘 사는 거고, 큰 욕심은 남의 일로만 생각하며 하루하루 충실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월급날마다 시켜 먹는 치킨 한 마리에 좋아하는 가족들 모습을 보며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생각에 하루의 피곤을 잊어버리는 때도 있었다. 현재는 유튜브를 비롯해 각종 SNS에서 한 시대를 잘 사는 법의 테두리 안에 자기 계발적인 요소를 쏟아내는 채널이 아주 많다. 잘 살고 부자 되는 길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알려주는 탓에 현재 서 있는 위치는 늘 위태롭게 여겨진다. 모든 게 빠르게 갱신하는 이 시대에 하나라도 놓칠세라 쌓기만 하는 청춘들을 보고 있노라면 짠하다가도 그 길 외에 딱히 방법이 없다는 결론과 마주할 때면 그들만의 우물을 만들어 주고 싶을 때가 있다.
미니멀라이프나 더 나아가 자연인이라는 내려놓는 삶을 통해 과잉으로부터의 도피를 시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다른 제안을 한다. 시대에 붙잡히는 일 대신 잘 어울리는 방법으로 ‘선택의 여지’가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 책의 저자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는 정신적 외상치유 분야의 선구자이자 전 세계적 권위자이다. 환경 과학과 트라우마, 개인과 조직에 가해지는 영향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사회 및 환경 정의 운동에 참여하며 제도적 억압과 해방 이론을 둘러싼 주제로도 강연을 펼치고 있다.
책 표지가 상당히 현실적이다. 상갓집에 갔다 온 사람들 마냥 누군지 구분할 수 없는 검은 정장에 표정 없는 얼굴은 옛 어르신들이 말하는 귀신에 씌어 혼이 나간 사람처럼 보인다.
“불행히도 지금 사회는 끝내 피로감과 무기력이라는 상처를 준다.”
과부하 시대는 현 상태를 체크하는 일을 시작으로 과잉 성실을 문제 삼아 과부하의 지름길로 인한 우리가 소진된 이유를 설명한다. 해결책에는 작게 시작하라며 과잉으로부터 1퍼센트씩 벗어나는 일과 과부하 탈출 방법을 비중 있게 다룬다.
산만해질 때는 선택에 집중하며, 고립됐을 때는 현재에 머물도록 노력한다. 집착하거나 강박적인 느낌이 들 때는 외부로 호기심을 돌리고, 무기력할 때는 활력이 회복되는 연습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과부하가 줄어드는 동시에 균형감과 안정으로 인해 다가올 일을 탐색할 여유가 생겨 나중에는 노력을 적게 해도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계 이익의 총합 원리에 따르면, 몇 가지 영역에서 1퍼센트씩 개선되면 그 효과가 쌓여 큰 이익으로 변한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삽화 된 그림과 그에 따른 간략한 설명이 큰 깨달음을 선사한다. 그림만 봐도 과부하로부터의 여유를 맛볼 수 있다.
과부하시대와 찰떡인 카뮈의 말을 리뷰의 마지막 부분으로 장식할까 했는데 사진으로 첨부하며 삽화 속 다른 말로 대신한다.
“아픈 허리는 치료 가능하지만 그러면 환자분의 대화 소재가 떨어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