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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가 간절한 날에 읽는 철학 이야기
사토 마사루 지음, 최현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평점 :
아무 문제 없이 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제를 해결하느냐 또는 문제를 받아들이느냐의 선택의 기로에서 늘 고민한다. 어쨌든 답답하고 복잡한 머릿속을 진정시키기 위해 변화는 필요한데, 그 변화에 철학의 필요성을 제공한 책이다.
『퇴사가 간절한 날에 읽는 철학 이야기』
사토 마사루 저 / 최현주 역 | 동양북스 | 2022년
우선 주변 사항을 정리하고, 고민의 내적 논리 즉, 본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퇴사 앞에서 냉철한 판단과 본질에 이르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루에도 ‘욱’만 몇십 번 오르락내리락하는데 릴렉스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도 잡다한 이유 갖다 붙이지 않고 본질 파악에 집중하다 보면 하루는 금방 간다.
‘돈’ 관계로 퇴사를 고민하는 분께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한다. 돈을 부정해서도 안 되겠지만, 돈 자체는 본질적인 가치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걸 쫓다가 인생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욕심이 과하면 화가 따르는 법이니.
근무하면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문제를 파레토 법칙에서 만났다. 일부 구성원에 집단의 급여나 평가가 집중된다는 경험치에 근거한 이론이다. 파레토 법칙의 정리는 둘째고 예시가 눈에 들어왔다.
『개미 무리 중 ‘매우 열심히 일하는 개미, 일하는 개미, 게으른 개미’의 비율이 2:6:2라고 해요』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게으른 사람도 있다. 물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로만 구성된 조직도 있겠지만, 게으르거나 요령 피우는 사람과 일하는 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다. 분위기에 이끌려 나 또한 일에서 한 발 빼게 되고 좋지 않은 결과에 나 자신을 자책하는 일로 이어지면 퇴사를 생각하게 된다. 차라리 파레토법칙의 적용으로 위안 삼아 일을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예시에서 말한 게으른 개미는 존재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파레토법칙은 인간관계로도 설명한 부분이 있다. 사람은 자신이 신경 쓰는 부분에만 눈을 돌리고, 본인을 싫어하는 20%의 사람만 본다. 그건 전체를 보고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하는데, 좋은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일은 할만하다. 좋은 사람과 더 열심히 어울리면 된다. 그리고 게으른 직원 20%만 볼 게 아니라 매우 열심히 하거나 열심히 하는 80%를 봐야 하는데 그걸 놓치고 있었네. 전체를 보면서 일을 해야겠다.
결국 나 자신을 탓하는 게 문제다.
『자기혐오라는 것은 자신을 떼어내어 좀 더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자기혐오는 자기반성을 위해서 굉장히 중요해요. (…) 사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을 진심으로 탓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자책하는 자신’을 좋아하는 거죠. 자기혐오와 세트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자기애입니다』
맞다. 탓할 대상을 찾는데 나 자신만큼 적당한 상대는 없다. 겸손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지만 빨리 결론 내리고 마무리 짓기 위해 자기혐오에 빠지는 게 낫다. 자책하는 나 자신을 무언가로부터 건져내기 위해. 그래서 자기혐오와 자기애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마무리 단계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에 따른 고독의 실체를 쇼펜하우어 명언과 함께 고독에 대한 철학도 심도 있게 다룬다.
『외로움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유를 사랑하지 않는 인간과 다름없다. 왜냐하면 외로울 때만 인간은 자유롭기 때문이다』
단순한 비즈니스 스킬이 아닌 사물의 본질을 알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보인다. 이 책은 본질을 보는 방법을 철학과 함께 대화 형식으로 아주 쉽게 펼쳐냈다.
제목 그대로 퇴사가 간절한 분, 일요일 밤만 되면 출근 생각에 소화가 안 되는 분께 『퇴사가 간절한 날에 읽는 철학 이야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