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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케팅하라! -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최적의 마케팅 공부
박노성 지음 / 성안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진도준이 묻는다.
“투자의 정석이요?”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선, 돈보다 먼저 알아야 될 게 있어. 그 돈의 주인인 인간. 시작을 이해한다는 건, 바로 인간을 이해한다는 말이거든. 이렇게 날 잘 알고 있는 동포 청년 당신처럼.”
어제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 대사를 듣는 순간 이 책에서 말한 ‘츠타야 서점의 차별화 전략’이 생각났다.
『대도시에 점포를 내기 전에는 언제나 잠재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탐색하는 시기를 거칩니다. 가장 중요한 탐색 방법은 이 지역에 필요한 시설에 대해 해당 지역을 오가는 소비자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새로운 점포를 개설할 때 설정하는 목표입니다. (…) 매출보다는 지역 사람들이 모이는 장에서 하코다테의 츠타야 서점을 키워간다는 걸 우선시했습니다』
판매할 책이 아니라 책을 구매해 줄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 재벌집 막내아들의 대사와 일맥상통하다. 이 책의 1부에 나오는 내용인데, 우리나라에 있는 동네 책방을 생각하며 읽었던 터라 조금 짜증이 났었다. 마니아층을 위주로 우리나라 책방도 괜찮은 곳이 꽤 많다. 그런데 굳이 일본 동네 서점 프랜차이즈까지 들먹이며 얘기하는데, 너무 평범한 성공담이라 대충 읽었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한 건 단순히 매장 여러 개를 거머쥔 굴지의 동네 서점이 아닌, 시작을 이해한 츠타야 서점의 차별화 전략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은 모두가 칭찬하는 성공 사례나 효과를 거둔 광고, 성과를 냈던 마케팅에 숨겨진 이면을 비틀고 되짚어 다른 각도로 정리한 것입니다』
‘비틀고 되짚어 다른 각도로 정리한’ 저자의 말이, 그 각도 그대로 정형화되어 마치 그것인 양 알려진 부분이 많아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마케팅 에피소드를 담은 헤드라이트는 저자의 말대로 모두가 마케터인 시대에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IMF 위기 때 백종원 대표의 극단적인 선택 전, 시장기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갔던 식당의 오리고기를 입에 넣는 순간 ‘안 되겠다. 내일 죽어야겠어.’라고 말하며 재기에 성공한 사례는 죽기 전까지 아이템의 번뜩임을 쉽게 져버리지 않는 그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과연 ‘포기’라는 말이 삶에 존재하는 게 맞는 건지.
경쟁자이자 모두가 협력자라고 말하는 적과의 동침 챕터는 스마트폰 사면 인터넷과 TV까지 바꾸게 되는, 일명 끼워팔기 생존전략으로 해석했다. 결과는 윈윈이니 나쁘지 않다.
잘나가던 야후와 소니의 몰락,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 지겹게 들어온 애플의 승승장구를 설명한 선도 기업의 내용에서는 아무리 딜레마를 다뤘다 해도 몰락은 추억이고, 잘나가는 건 선택받은 거다.
사용자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제품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마케팅의 차별화를 찾는 방법을 제시하며 『신세대의 소비는 기호의 교환이다』라고 말하는데, 이 말 참 멋진 말인 것 같다. 그런데 신세대만 끼워주나.
저자는 삶 자체를 마케팅으로 보는지 인간관계와 새로운 트렌드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성과를 ‘냈던’ 마케팅의 숨겨진 이면을 새로운 각도로 설명한 책이라, 지나간 이야기에 대한 비중이 커 약간 식상한 점을 커버하기 위함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자기만의 개성을 찾고 싶거나 마케팅에 관해 관심을 시작하신 분께 전지현이 광고한 ‘2% 부족할 때’ 음료를 성공적인 브랜드로 만들어낸 박노성 작가의 『리마케팅하라!』를 권한다.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