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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조윤제 지음 / 앤페이지 / 2022년 9월
평점 :
나의 뒷모습이 처량한가 아니면, 자신감 넘치는가는 자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졸졸 흐르는 것은 시냇물만은 아니다. 아기 오리 두 마리도 엄마 뒤를 이어 졸졸 흐르듯 따라가고 있다. 노을에 비춰 노랗게 반짝이는 윤슬을 따라 넘실거리는 아기 오리들이 정말 귀엽다. 책 띠지를 벗기면 넓은 엄마의 등을 따라가는 아기 오리 두 마리의 실루엣이 나온다. 아이의 시선은 오직 부모의 등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 자식들은 부모의 일상을 보고 자신이 나아갈 길에 대해 배움을 얻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책 표지이다.
논어, 맹자, 사기 등 동양 고전 100여 종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하고, 책을 쓰고 읽는 일에 열정적인 저자로, <다산의 마지막 질문> <다산의 마지막 공부> <다산의 마지막 습관> 다산 3부작 시리즈 등을 집필한 인문고전 대표 작가이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챕터별 키워드에는 46가지 성향별 아이의 주제를 적어두고, 소제목에 답을 제시하고 있다. 내용에는 인문고전의 가르침 안에 저자의 생각과 해석이 담겨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이의 부정적인 측면을 키워드로 삼고, 아이의 잘못된 습관과 인식에 따른 해결 방안을 인문고전을 통해 알려준다는 점이다.
욕심 많은 아이에게는 해야 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려주고, 성격이 급한 아이에게는 아이도 혼자만의 시간을 주자고 한다. 조급한 아이에게는 개입보다는 자율, 집착보다는 기대하고,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내 탓’대신 인정, ‘남 탓’ 대신 이해를, 상상하기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는 질문하는 아이가 되어 새로움을 발견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의 진심이 담긴 해석이 곁들어져 있어, 마치 텍스트화된 오은영 박사를 보는듯하다. 그리고 꼭 부모와 아이에게만 해당이 되는 내용만은 아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성향이라는 건 성인이 된 후에도 끝까지 자리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에게 해당되는 성향을 찾으면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를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을 배우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부모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신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고, 사랑의 의미를 배운 자녀는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부모도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 사랑을 기반으로 자녀를 사랑한다면 진정한 자녀 사랑이 되고, 자녀도 사랑의 사람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언제 어디서나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주체성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의 의미와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더 나은 미래,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는, 진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된다」
올바른 자녀교육은 반드시 부모의 삶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며, 베푸는 사랑, 받기만 하는 사랑만이 아닌, 나 자신에게 머무는 사랑 즉,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알려주고 있다.
인문고전의 탁월한 현자들이 후세를 위해 남겨준 지혜를 저자는 ‘찬란한 유산’이라고 말한다. ‘과거를 공부하는 부모가 미래를 밝히는 아이를 기른다.’는 학고창신(學古創新)의 정신을 바탕으로, 인문고전 속 자녀교육의 지혜인 찬란한 유산을 물려받는 길을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뒷모습이 궁금해본 적이 있는가? 나의 뒷모습이 처량한가 아니면, 자신감 넘치는가는 자식을 보면 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