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저스트YA 2
범유진.최유안.길상효 지음 / 책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공간을 이용한, 다른 시대의 세 가지 이야기를
세 명의 작가가 다룬 앤솔러지 프로젝트!

각종 지원으로 청년 기 살려주기 바쁘고,
출산장려를 위한 영, 유아 혜택은 매번 개선되는데,

가슴 아프게도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서』의 10대들은
겨우 지하공간에서 성장해 나간다.

어른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한 2000년 7월.

「나는 진즉에 알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나를 도와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선생님은 아랑에게 말했다고 했지요. 누구든 문제가 있으면 말하라고, 도와주겠다고. 그건 역시 거짓말이었던 거지요. 선생님은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어떤 문제가 일어났어도 모른 척했을 거예요. 그런 사람인 거지요. 나는요. 이곳에서 나가면 모른 척하지 않는 어른이 될 겁니다.」
외면당하고 버림받을 수 있음을 깨달은 10대의 주인공은
스스로 지하공간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모르는 척하지 말아 주세요」

해달라 요구하면 모르는 척 지나가는
어른들에게 역으로 던지는 메시지로

‘제발 모르는 척 지나가 주세요’

라고 외치며 지하공간을 지키는 것 같다.

2018년 10월. 통로는 연결되어 있다.

「사랑, 우정, 그리움과 같은 것들을 볼 수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해 본 적 있느냐? 《중략》 잊지 말아라, 사라지지 않는 무형의 흔적들은 사람의 마음에 깊이 남는 법이다.」
사랑, 우정, 그리움은 보이지 않지만, 흔적은 가슴 깊이 남기에
언제 어느 곳에서든 되살아난다.
10대 시절의 주변 환경과 타인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부분이다.

2039년 8월. 다가올 행복

「모르는 체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모르고 싶었다.」

애당초 그릇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어설픈 앎을 통해 고통스러운 것이다.

「가슴이 작게 뛰었다. 뭔가를 준다는 말 때문이 아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내 이름을 부르고, 용건을 전하고, 내 생각을 묻는 짧은 문장들. 날 서지 않는 말. 나를 때리지 않는 말. 대체 무슨 뜻일까 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곱씹지 않아도 되는 말. 단어 하나하나가 그저 제 뜻 그대로 늘어서 있는 말.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아무렇지도 않은 말을 읽고 또 읽었다. 천천히, 또 빠르게.」

행복해지는 문장들이다.
그들은 많은 걸 원하지 않았다.
그저 따뜻한 관심과 배려면 충분했다.

10대들의 숨은 공간이 아닌, 오픈된 공간을 찾고 싶다.
키즈카페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인 카페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음번에는 높은 산 정상이나 펜트하우스에서
즐겁게 10대를 보내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 해당 도서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하였으며,
재밌게 읽고 개인적인 생각을 남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