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얼굴로 울 수 없어
기미지마 가나타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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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늘을 쳐다볼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네.” 《중략》 듣고 보니 맑게 갠 하늘을 바라보기는 오랜만이었다. 왜일까 생각해보다, 비가 내릴법한 흐린 하늘일 때가 아니고서야 날씨를 확인할 일이 없기 때문임을 깨닫는다.」

우리는 기쁘고 즐거울 때보다, 슬프고 괴로울 때 주위를 둘러본다.
가끔은 강렬한 햇빛을 올려다보며
삶의 즐거움을 불태우는 것도 좋다.

먼저 책 표지를 보면,
타인의 삶을 인정하고 앞만 보며 살아가는 미즈무라와
두려움과 그리움으로 옆을 쳐다보는 사카히라가
그들의 마지막을 예고하듯 빛나고 있다.

뒤바뀐 몸으로 타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 기막힌 운명.


언젠가는 다시 바뀔 것을 대비해 늘 불안해하며
타인의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살던 집에도 갈 수 없고, 아버지의 죽음에도 슬퍼할 수 없는.

나란 존재를 잊어가고 있다. 아니, 잊기 위해 살고 있다.



말없이 지켜준 사랑하는 사람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



서로의 현재를 걱정하는 삶이 아닌

나의 현재를 걱정하는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서로에게 말한다.



“나 바뀐 게 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내 삶을 살아줘서 고마워’ 라고 인사하는 것 같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내 삶은 시작되는 게 아닐까?

「네 얼굴로 울 수 없어」가 긴 여운이 남는 건,
주제와 달리 쉽게 읽히는 일상적인 내용 속에서
나 자신을 찾으려는 두 주인공의 애쓰는 마음이 귀엽고,
때로는 가슴 아프게 그려져서 일 것이다.

*해당 도서 서평단 자격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성의껏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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