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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의 역사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역사 읽기
장수한 지음 / 동녘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덮고 나니 거대한 빨간 수레를 한 개인이 힘겹게 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책의 내용을 하나의 그림으로 참 정확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희망의 역사]는 세계 역사의 흐름을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소개할 때 강대국의 입장보다 후진국의 입장에서, 승자의 입장보다 패자의 입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사람은 과거라는 터전 위에 미래를 세우며 살아간다. 역사는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도구이고 나아가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역사에 관심을 갖는다. 또한 많은 이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해결점을 역사에서 찾기도 하고, 과거 사람들과 같은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으려 반성도 한다. 현대 사람들은 과거와 달리 개개인의 개인적인 삶을 소중히여기며 글로벌시대라는 말처럼 전세계와 연관된 삶을 살아간다. 우리나라의 차들로 인해 생긴 지구 온난화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게 그 예이다. 이런 밀접한 관계는 전세계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총 8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역사 속에 선 인간'에서 인간은 이미 만들어진 사회 속에서 사람, 사회, 자연들간 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므로 인간은 역사적 조건을 벗어날 수 없으면서 동시에 역사를 창조하는 점에서 역사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역사의 두시선' 은 '관계'와 '장기 지속'이 역사 사실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를 더해준다고 한다. 인간이 맺는 관계와 그 관계들이 수세기에 걸쳐 장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연구하면 역사 사실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하면서 동서양을 대표하는 로마와 당의 몰락을 장기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설명해 주었다.
'과거와 함께 미래로'는 인간이 이미 이루어진 과거를 토대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를 만들어 가므로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의 정확히 이해하여 바람직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역사의 기록이 없는 인도와 미래를 위해 아픈 과거를 기록하는 독일, 과거에 대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일본을 예로 들어설명하였다.
'역사의 변화에도 법칙이 있는가'에 관해 저자는 우연이나 필연의 법칙은 없지만 역사에서 '경제'와 '자본주의 정신', '과학기술'의 관계에서 역사의 변화를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역사는 진보하는가'에서 진보란 인간의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를 의미하며 인류는 지적 능력을 스스로 발전시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실천하여 사회의 진보를 이루어 가고 있다고 하였다.
'역사의 주체는 누구인가' 에서는 역사에 각기 나름대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람이 역사의 주체라고 하였다. 영웅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하는 위인중심의 역사가 아닌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이야기 하였다. 예를 들어 링컨이 대통령 당시 노예 해방을 선언하였지만 그가 노예 해방론자가 아니였다는 사실을 통해 링컨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그 배경과 노예제를 폐지할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상황을 이야기하며 역사는 링컨이라는 영웅의 역사가 아닌 동시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영향에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옳은 선택을 할 수 도 있었지만 그릇된 선택으로 인해 역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기도 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었다.
'자본주의의 제도들 : 개인, 국민국가, 시장' 에서는 지금 세계의 지배적인 사회 체제인 자본주의에 대해 개인과 국민국가, 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 과정을 수록하였다. 개인과 국민 국가 그리고 시장의 역할과 그 역할의 변화가 서로 연결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폐해를 지적하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공존의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세계의 모델인가' 에서는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심인 미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하였다.
이 책을 한번 읽은 후 다시 한번 전체의 흐름을 정리해 보았지만 역사란 다양한 관계들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며, 장기간의 지속적인 시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를 볼 때 강자나 약자, 강대국이나 약소국의 입장을 동시에 봐야 공정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시각이 세계를 분명히 이해하여 새로운 미래를 여는데 이바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확신하게 된 것은 세계를 보는 눈이 좀더 넓어졌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도 한명의 역사가이기 때문에 일부 그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나는 글들이 일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최대한 다양한 학자의 책과 글을 통해서 가능한 다양한 각도에서 역사를 이야기하고자 하는게 느껴졌다.
그러나 역사 이해를 위한 방대한 주제와 관점을 동서양과 시공간을 넘나들며 다루고 있어 읽을 때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