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미꽃체 손글씨 노트 - 손글씨를 인쇄된 폰트처럼, 개정증보판
최현미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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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와 유튜브에서 다이어리를 꾸미거나 기록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학생 때도 노트필기를 하는 친구들을 멍하게 보면서 감탄한 적이 있을 정도로 특히 구조화가 잘 된 노트 필기라든가 글씨체가 예쁜 친구들의 필기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야 바르고 반듯하게 적으면 예쁜 글씨체라고 칭찬 받을 때니까 칭찬 받은 사람들은 많겠지만

언젠가부터도 나의 글씨체는 남들에게 보이기 조금 부끄러운 느낌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글씨체를 보면서 감탄을 했지만,

그래도 따라할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지만 -많이 따라하고, 많이 써보고- 하기 싫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SNS 숏폼 등을 통해서 특히 눈여겨보던 폰트가 바로 '미꽃체'였다.

작가님의 목소리와 함께 글씨를 적어 내려가는 영상을 보면서

이게 손글씨가 되는건가 감탄했던 적이 많았다.


아주 오랜 옛날, 6-7살 받아쓰기가 큰 인생의 난관이던 시절

8칸 10칸 깍두기 노트에 선생님 글씨를 따라 쓰면서 공부를 했겠지(솔직히 기억은 거의 없다)

그 때의 마음을 되새겨보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폈는데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감동을 받았다.


손글씨를 따라서 쓸 사람들의 입장을 너무나도 잘 이해한다는 듯이

180도 펴지면서도 책 등이 구겨지는 표시가 날 수 없는 제본 형식이 새롭게 느껴졌다.

언젠가 미꽃체 영상에서 작가님이 폰트를 소개하며 악필 교정을 위해서 독학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많은 시행착오를 먼저 겪어봤기 때문에 이런 작은 것에서도 수요자들 편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인쇄된 폰트 같은 손글씨의 미꽃체를 노트를 통해서 직접 따라하게 되면서 솔직히 처음엔 '감탄'과 '좌절'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보고 쓰는게 뭐가 어려울까 싶었는데 

내 손 파지법이 이상했다는 것도, 손가락에 '가볍게 힘을 주는'것이 생각보다 신경을 더 써야 하는 것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보고 따라하는 것이 쉬운게 아니었다. 


필기하기에 좋은 펜, 만년필을 추천해줄 뿐만 아니라

ㅡ와 ㅣ와 같이 선 그리기, ㅇ그리기부터 시작하는데

늘 '삐침'이라고 하는 것부터 시작하느라 찌그러진 이응이나 비대칭 이응을 만들어내던 것이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알게 되고, 팁을 알게된 것 같아 너무 신이 났다 :)


실전연습에 들어가면 받침이 들어간 글자, 없는 글자, 이중모음 글자, 쌍자음 단어 등

다양한 형태의 글씨 쓰기를 보여주면서 소소한 팁을 알려주고 있다.




예시 글씨 윗 줄이 원래 보통의 내 글씨(솔직히 말하면 시간 많을 때의 내 글씨. 바쁠 때는 알아보기 어렵다.)라면

나름 따라하고 따라하면서 열심히 다시 지워가면서 적어본 아니, 그려본 글씨체이다.

좀 더 꾸준히 신경을 쓰면 내 글씨체도 남에게 보이기 부끄럽지 않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주기적으로 연습을 해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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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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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품절 사태까지 일으켰던 베스트셀러 「파친코」를 읽거나 OTT로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전까지 강제징용이나 유학을 위해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이 있다고는 알았어도, 그 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계 주민들인 자이니치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것은 「파친코」를 읽고 나서였다.

특히 소설 속에서 이민 1세대와 1.5세대, 2세대 간의 차이도 흥미로웠다.

그렇게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서야 「작은 땅의 야수들」을 알게 되었다.

「작은 땅의 야수들」에 대한 리뷰를 보면 나처럼 「파친코」를 본 후에 읽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의 작품이며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의 이야기를 주인공들의 생애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서로 다른 등장 인물들간의 서사가 더 짜임새 있게 이어지면서 큰 울타리 안에 들어간다고 느껴지는 것은 「작은 땅의 야수들」이 더 강했다.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 '역사가 스포다'라고 하지 않는가.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이 1917년부터 1965년까지로 일제 강점기와 현대로 이어져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단박에 알아차리게 되지만 읽는 내내 상상되는 것만으로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재밌겠다 싶었다.

(글로벌 OTT 영상화 예정이라고 해서 벌써부터 기대중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리커버 특별판 표지와 산줄기를 표현한 띠지(맞는 표현인가?)로 표현된 책 표지는

첫 장부터 펼쳐지는 이야기와 딱 어울리게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표지만 봐도 깊은 산 속에서 큰 덩치의 호랑이가 어슬렁거리며 내 앞을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바로 첫 장부터 눈으로 뒤덮인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사냥꾼 남경수로 시작하면서 강한 몰입을 이끌어낸다.

책 표지 덕분인지 첫 장에 등장하는 사냥꾼 남경수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눈으로 뒤덮인 겨울산에서 쓰러지다 일본군에 발견된 남경수와 그 덕분에 목숨을 구하고 은제 담뱃갑을 준 일본군 소령 겐조.

이 은제 담뱃갑은 남경수의 아들 남정호로 이어져 목숨을 살리기도, 죽게 하기도 한다.

'네 아버지에게 이걸 준 사람이 바로 나다...' 했을 때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던 것이 생생하다.

K-장녀 마인드라기 보다는 원치않는 결혼이 아닌 기생의 길을 택한 옥희와 남정호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이 소설은

여러 날 나눠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금세 몰입되는 힘이 있었다.

책을 나눠 읽게 될 경우엔 꼭 이 전에 읽던 몇 장이라도 다시 읽으면서 몰입하려고 하는 나로서는

상황을 묘사하려고 애쓰는, 미사여구가 많은 글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쉽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에필로그에서는 어린시절 단이이모 집에서 하인 해순에게 졸라 듣던 제주로 가는 옥희를 보여준다.

마지막 장의 전복 안에서 발견하는 진주를 보며 정호가 자신을 돌봐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옥희.

말캉한 살 속에 감춰진 딱딱한 진주야말로 옥희 자체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마지막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 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중략)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그 어떤 것에 대한 소망도 동경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마침내 바다와 하나였다."

처음에는 정호한테 시선이 갔다가 점점 읽으면서 옥희에 더 마음이 갔지만,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의 후기들을 보니

재독 삼독 할수록 더더욱 다양한 인물들에 마음이 간다고 해서 다시 한 번 읽어볼까 한다.

역동적인 시대에 살아가는 여러가지 색깔의 사람들을 보게 된 것 같아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추천!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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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러닝운영관리사 필기 제1회 대비 출제과목 이론 + 예상문제
이준희 지음 / 북스케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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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 예정되어 있다는 이러닝운영관리사 필기시험 교재이다.

이번이 첫 시험이기도 하고,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강의나 대면-비대면 혼합 강의가 많아진 상황이라

앞으로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격증이다.

무엇보다도, 무엇이든 자격증 시험은 초반이 가장 쉽다는 것은 국룰이고,

이 자격증은 따로 응시자격이 없기 때문에, 관심있는 분야라면 누구나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시험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보니 이럴 때일 수록 책 앞면의 정보를 더 자세하게 보게 되는데

이러닝운영관리사 개요, 시험 일정 및 절차, 필기시험의 출제 기준, 합격 기준 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다음 장의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이러닝 운영 계획 수립, 이러닝 활동 지원, 이러닝 운영 관리 순서로 되어 있는데

뭔가 '이러닝'하면 네트워크를 잘 알아야 할 것 같고, 전산 능력이 뛰어나야 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실제로 내용을 들춰보니 학부 때 들었던 HRD관련 수업 내용이나 교육학의 기본적인 용어도 꽤 나오는 것 같다.






자격증 수험교재이라하면 두께로 위압감을 드러내면서 내용은 All흑백인 것들이 많은데

체계도나 참고자료로서의 사진은 물론이고, 중요한 이론적 내용에도 컬러로 별표, 밑줄 표시까지 되어 있다.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정리를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한 챕터마다 출제 예상문제가 있다.(이번이 첫 시험이라 기출문제 없음 주의)

문제마다 주요 해설 내용이 같이 제공되고 있어서 처음 푸는 사람에게도, 2-3회독 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이 총 439페이지로 이루어져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 해답지가 뒤에 몽땅 모여있는 형태를 싫어한다.

왜, 보통 두꺼운(?) 자격증 수험책을 보면 마지막 파트는 해답 해설만 모아놓고

중간에 기출문제를 풀더라도 채점 하려면 책의 앞 뒤를 넘나들어야 하는게 많이 피곤하지 않은가?

(아마도 학생 때 다들 뒷 부분 해설지만 쭉 뜯어서 따로 본 적 많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책등 무너져서 책 모양도 이상해진 적 있을 거다, 나처럼)

이 책은 문제마다 주요 해설을 표시해놓고 있어서 문제 풀이와 함께 요약 정리를 하기에도 유리하다.

요즘은 온라인 강의 업체들이 아주 많다. 그 얘기는 온라인 강의 업체의 이러닝 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사람의 수요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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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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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적의 생애 첫 단편 산문집이라고 해서 눈길이 간 책이었다.

작곡도 작곡이지만, 작사 센스가 좋은 것으로 유명한 가수 아닌가.

그런 사람이 단어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적은 산문집이라길래 눈길이 가고,

표지가 감각적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책을 고를 때 내용이 물론 좋아야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책 표지 디자인도 책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꽤 비중을 차지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단편 산문집이라길래 이야기 몇 가지가 있는 단편집일 줄 알았는데

정말 키워드 하나를 놓고 술술 적어내려간 것 같은 한 페이지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생화 속에서 쉽게 접하는 단어를 가지고 그의 경험이 담기기도 하고, 아주 짧은 소설 같은 글로 적어내려가기도 하고,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글도 있고, 이거 조크인가? 싶은 (생각을 좀 해야 웃기는) 글도 몇 편 있었다.

쉽게 읽으면서도 나도 같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기록을 잘 하진 않지만, 이 글귀는 일기에 써서 오래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글도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인생'편. 충실하게 사는 현자도, 자유롭게 사는 현자도 '스스로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진정한 삶이라고 말한다.

흔히 한 번 사는 인생 열심히 살자는 사람도 있고, 하고 싶은 것을 우선으로 사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이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첫 글부터 '오 괜찮은데' 싶은 이야기

다음으로 '부분' 편.

아주 격하게 공감이 되는 이유는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이 부분 교수'로 연상되는 누군가로 인해 웃기기까지 했다.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인가? 그 부분을 알아야 구체적 부분에서 논의가 가능한 부분인데'(p131)

'예를 들어'와 '부분'을 아주 많이 사용하는, 내가 아는 어떤 분이 생각나면서

이런 사람이 또 있구나 싶은 놀라움과 함께 그래도 '이 부분 교수'보단 낫다는 나름의 위안을 받았다.

내가 '나의 단어들'을 끄적인다면 '예를 들어봇'에 대해서 적을 수 있겠지?




그 중에 가장 오랫동안 다시 보기를 반복하게 되던 '고수' 편.

'어떤 맛은, 어떤 경험은 그러하다. 벼락같이 기호를 바꾸고 인생을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그러니 마음을 열어두자. 완성된 취향 따위는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바뀔 때 젊다.'(p191)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게, 언젠가부터 부모님의 취향을 닮아가고

어른 입맛이라며 왜 먹는지 모르겠던 것들이 입에 붙기 시작하면서 취향이 바뀌었다, 내가 나이를 먹었다라고만 여겼는데

취향이 달라진 것이고. 달라지고 바뀌는 것은 젊은 것이라는 위안을 받게 되는 짧은 글이었다.

어떠한 공식이 있는 것 마냥

단어를 보면 단어의 막연한 뜻만 기억해내고는 더 이상의 사고가 없던 나에게

단어가 주는 느낌과 감동, 심지어 철학까지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

작가 이적의 감성과 통찰력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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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들 - 좋은 날엔 좋아서, 외로운 날엔 외로워서 먹던 밥 들시리즈 6
김수경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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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취향마다 힐링영화다 인생영화다 꼽는 영화들이 있겠지만,

몇 년 째 나의 힐링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은 '리틀포레스트'이다.

그것도 일본판 말고, 우리나라 버전의 '리틀 포레스트'.

임용시험, 취업, 연애 이리저리 치이고 치이다 고향에 돌아가서 주인공이 하는 일은

정성껏 밥을 지어먹고 농작물을 키우는 일이다.

귀농에 대한 꿈은 1g 만큼도 없지만, 귀차니즘이 늘 겹겹이 싸여있는 나조차도 저 영화를 본 날 만큼은 집에서 밥을 해먹게 된다.

이상한 매력이 있다. 밥 짓는 냄새(라기보다는 전기밥솥이 일하는 소리와 냄새)와 내가 먹을, 순전히 내 취향이 가득 담긴 요리 한 그릇.

요리를 하면서도, 먹으면서도 누구에게 자랑할 것도 아니지만 아주 뿌듯함이 넘쳐서

이런 날은 SNS로 티를 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진으로라도 꼭 남기게 된다.

미래의 나에게, 과거의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이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취를 하는 요즘은 그렇지 못하지만 본가에 가는 날이나 시골에 가는 날은 꼭 '아침밥'을 먹게 된다.

아침밥을 먹지 못하게 되는 날은 점심이라도. 그것도 안되면 저녁은 더더욱 빠져서는 안된다.

어릴 적에도 생각해보면 같이 모여 먹는 밥과 그 시간이 아주 중요했던 것 같다.

우리집만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한 끼를 대충 떼우는 법도 없었다. 생활비가 부족하든 어쩌든 꼭 그 시간에 다같이 모여야 하고, 밥을 먹지 못하면 아주 심각한 일이 있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식을 하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밥 시간을 놓치는 것에 대해 아주 예민하다.

어쩌다 밥을 못 먹고 샌드위치 따위(정말 따위라는 말을 붙여야 한다. 빵은 옳지만, 밥 대신 빵은 오답이다.)로 떼워야 하는 날이 있다면 '내가 이럴려고 돈버냐'는 소리가 바로 튀어나온다.

어쩌다보니 서론이 너무 길긴 했지만, 이렇게 끼니에 대한 소중함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은

'끼니들'을 읽으면서 더욱 동요되는 마음 때문이다.

작가님이 살며 지나쳐 온 '끼니'에 얽힌 이야기를 적었다는 이 책에서는

밥 냄새도 나고 된장국 냄새도 나고, 카스테라 맛도 느껴진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맛이 느껴진다는게 얼마나 황당한 말인가 싶지만

이런 공감각적인 느낌이 연상이 되는건

누구나 자기만의 '끼니'에 대한 기억이 있고, 추억이 있고, 연상되는 그들만의 집밥이 있기 때문일 것 같다.

'끼니들'은 꿈꾸는 인생이라는 출판사의 '들시리즈'로 나온 에세이 중에 6편으로 나온 에피소드이다.

집밥, 밥 먹는 풍경, 식구들과의 기억 등등을 풀어내는데 읽는 내내 따뜻함이 느껴진다.

책 표지에 '굳이 말하지 않고 지나는 어떤 마음들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문득 깨쳐진다'라는 문구가 많이 와닿아

훈훈해지는 기분이 든다.

아직은 꽃보다 열무가 예쁜지 알지 못하지만,

곤드레밥에 강된장 슥슥 비벼 먹는 맛에 대해서 눈동자가 흔들리는 어린이 입맛이지만

왜 책을 읽으면서 갓 지은 밥이 먹고싶어지는지 모르겠다.

학원 끝나고 집에 뛰어 들어가서 식탁에 있는 저녁 메뉴부터 살피던 그 때가 왜 자꾸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리틀 포레스트 영화가 인생 영화다, 힐링 영화다 싶은 사람은

아주아주아주 마음에 들 것이라고 추천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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