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청춘

20세기 청춘 - 지나온 시대와 지나갈 시절의 이야기
구가인 지음 / 모로 / 2023년 3월

'응답하라 시리즈', '스물다섯 스물하나'처럼 X세대가 주인공인 드라마들이 한창 히트할 때

엄밀하게 말하면 X세대에 끼기엔 꽤 모자라지만 

그래도 온갖 기억을 붙잡으며 '나도 들어봤다', '나도 저거 안다', '저거 우리 집에도 있었다'를 외치며 공감했다.

그래서 더 이 책이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그 시대 감성이 묻어나는 표지의 질감이 나를 '응답하라'의 그 골목 안으로 데려다 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 좋았다.

책 뒷 장에 추천사 문구 위에 있는 '말세의 아이들'이라는 말이

마치 나를 당장 그 시절로 소환이라도 하는 것처럼 찌릿찌릿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이제 나도 어른들처럼 "그땐 그랬지"하는 나이가 되었나 싶을 정도로.

81년생인 작가가 생각하는 20세기의 청춘은 나도 꽤 비슷하게 경험한 것들이 많았다.

TTL CF라든지, 알이나 홀을 빌리러 반마다 돌아다니던 모습이라든지 

폴더폰 화면이 나가서 폰을 다 펼치지 않고, 나름 화면각을 바꾸고 여는 정도를 조절하면서 화면을 악착같이 보려고 애쓰던 나와 친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제일 공감했던건 오빠들.

사촌언니의 조기교육을 통해 매우 초초딩(초등학교 저학년이라는 뜻) 시절부터 얼마나 따라다녔는지 모른다. 그 때는 팬들 사이에서 사생팬이라고 하면 부러움의 대상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철컹철컹해도 모자라지 않다. 

매년 9월 7일만 되면 학교 담벼락에 흰색 A4로 도배하던 모습이나 2월 27일 이후로 세상 무너지는줄 알았던 날들에 대해서 공감하는 사람들이 여기에도 있을까?

1부 <20세기 청춘>에선 이렇게 '우리 이런 적 있지 않았어?'라는 듯이 추억을 풀어낸다면

2부 <지금 우리>와 3부 <요즘 어른>에서는 어른이 되며 꼰대스러워진 우리들의 공감을 형성한다. 특히 3부에선 어느덧 며느라기가 되고 지영이가 되어버린 우리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출산과 육아를 선택하지 않은 나조차도, 마지막 문장은 먹먹해지고 말았다.

'지영아, 정신줄 꽉 잡아. 세상은 더 나아질거야.'

어느 때보다도 열정이 불타올랐고, 나우누리 시절부터 인터넷 시대 변화에 발맞춰간 산 증인인 우리들의 서서히 지고있는(?) 뒷모습을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H.O.T.와 젝스키스 세력 사이에서 학창시절을 불사르다 어느새 '라떼'가 되어버린,

여전히 마인드는 풍선 흔들던 시대와 같다고 여기면서도 90년대생 후배들을 보며 꼰대가 되어버리게  30대 후반과 40대들에게 추천한다. 

맛있는 디자인 애프터 이펙트 CC 2023

맛있는 디자인 애프터 이펙트 CC 2023 ㅣ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이수정 지음 / 한빛미디어 / 2023년 3월

포토샵, 일러스트를 독학하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찾는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에서 '애프터 이펙트'에 대한 책이 나왔다.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서는 손재주가 없어서 늘 시도 했다가 포기하곤 했는데

요즘 쉽게 접하는 숏폼이나 유튜브 영상들에 나오는 디자인들을 이 애프터 이펙트로 만들 수 있다길래 보게 되었다.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가 포토샵이든 뭐든 어디서든 가장 인기가 많은 이유가 독학하는 사람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설명 때문이다. 처음 보는 사람도 3단계로 구성된 학습 단계에 따라 실습을 따라하고 흉내내보면서 점점 프로그램에 익숙해지게 만들어준다.

이미지를 잘못 캡쳐하면 저작권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목차만 간단하게 캡쳐해보았다.

시작부터 기능 하나씩 추가되는 순서에 맞춰서 따라해볼 수 있는 구성이다.

게다가 한빛출판네트워크 홈페이지에 들어가 예제 소스가 있어서 책과 똑같은 이미지로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

물론 어도비가 유료라 애프터 이펙트 프로그램이 없다면 활용할 순 없겠지만, 7일 무료 체험판이 있어서 몰아서 체험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프로그램 설치에서부터 설정 방법, 심지어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실제 매뉴얼과 각 아이콘마다의 기능, 설명을 하나하나 짚어주고 있어서 독학하면서 보기에도 좋고, 놔두고 있다가 필요할 때 필요한 목차에서 찾아서 바로 따라해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썸네일을 만드는데 주로 쓰이는 줄만 알았는데, 모션 그래픽에 대한 기초 지식부터 여러 애니메이션을 따라할 수 있어서 초보부터 실무자까지 모두 보기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약이 힘이다 / 사이토 다카시

요약이 힘이다 - 최소 시간으로 최대 효율을 내는 압축 공식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지낭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요약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정확하게 요약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지 모르겠다.

요약이라는 것을 언제부터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초등학교 때 읽기 교과서에서 단원을 구분하다가 중심 낱말을 찾고, 중심 문장을 적기 시작하던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의 '요약이 힘이다'에 따르면 이미 초등학생 시절부터 키워드를 찾아내는 방법을 배웠고, 중요한 한 문장을 찾아내거나 혹은 긴 문단을 하나의 짧은 요약 문장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배운 셈이다.

이 책에서도 예시로 논문이나 학술지를 많이 드는 것처럼, 요즘 가장 많이 '요약'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학술지 논문을 페이퍼로 요약할 때이다. 마치 공식인 것처럼 표로 정리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은 있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이 다음을 위해서 꼭 기록해두어야만 할 것 같은 나만의 압박에 요약이 요약이지 못한 경우가 꽤 있다.

책 표지에서부터 '머리 좋은 사람은 요약부터 합니다' 라는 문구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 책에서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아주 쉽게 요약하는 스킬을 획득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준다.

키워드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주요 단어를 찾아내고. 목차와 제목들을 살펴보고 요약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 '요약력'

이 능력은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능력이면서 단번에 핵심을 뽑아낼 수 있는 집중과 선택의 기술을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성질 급한 사람들을 위한 p101의 '바쁘고 곤란한 상황일 때 써먹는 요약의 기술 5가지'는 메모를 해둘 정도로 아주 필요한 내용이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을 꼽자면 영어 회화나 문법을 공부하고자 하는 성인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것이 '영어 교과서'인 것처럼, 사이토 다카시 또한 '요약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과서를 참고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세계사'에 대한 구성을 추천하기도 하는데, 시대 순서별로 중요한 사건(키워드)로 나열되는 세계사라든가 많은 교수들의 검수를 거친 국어 교과서를 통해 훈련하면 요약력이 증진될 것 같다.

말을 하면서 횡설수설하다고 느끼는 어른이나, 책을 읽고 싶어 욕심은 나지만 휘발 되는 기억에 기록을 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떤 방법으로 기록할지 엄두가 안나는 사람(모두 내 경우에 해당한다) 모두에게 추천한다.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2023-2024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 전2권 - 2023-24 최신개정판 ㅣ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정숙영 지음 / 길벗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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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여행 서적이다. 게다가 가본 적 없는 도쿄에 대한 책이라 매우 설레는 기분으로 책을 보게 되었다.

지도가 많은건지 여행책 치고도 두껍다 싶었는데, 포장을 뜯어보니 2권으로 나눠져있다.

언뜻 들춰보니 둘다 관광 명소, 맛집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대체 이 책 뭐지? 왜 굳이 2권으로 나눠져있을까 궁금했다.

이상하다 싶었던 분권 형태는 알고보니 다른 여행 책들에게선 발견할 수 없던 특징이 있었다. 따로, 또 같이!

1권의 '미리 보는 테마북'과 2권의 '가서 보는 코스북'은 같으면서도 다른 매력으로 가득했다.

1권에서 도쿄와 도쿄 근교 지역들의 다양한 여행지를 '주제'별로 소개했다면

1권에서 눈여겨본 지역 명칭 하단엔 '2권 몇 쪽'이라는 안내 글로 이어진다.

책의 안내에 따라 2권 그 페이지로 가면 내가 눈여겨본 지역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아주 자세히 나와있다.

찾아가는 방법, 명솝별 소요 시간 기준 등 맛집, 카페, 구경할 곳 등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여기서도 또 1권의 몇 쪽이라는 안내가 있어 그대로 따르면 1권에서 다시 한 번 이 곳의 지도와 함께 주소, 전화번호, 운영 시간, 휴무일. 심지어 홈페이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미로같은 책, 아주 매력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여자 둘 여행, 혼자 떠나는 여행, 저예산 여행, 마니아 여행, 커플여행, 가족여행 등 여행 구성원에 맞는 추천들이 각각 3개씩 정리되어 있는데

마치 엄마들이 미용실에서 머리하면서 읽는 잡지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설문조사 같은 구성이 여행책 안에 녹아들어간 점이 흥미로웠다.

여행은 가야겠다며 질러놓고서도 계획 잡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아주 좋아할 것 같은 구성이다.

요즘 영화관에서 가장 흥행한다는 슬램덩크

남자들의 농구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해서 어릴 때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럼에도 강백호가 빨간 머리라든가, '왼손을 거들 뿐'이라는 대사는 알고 있다.

이정도밖에 모르는 나조차도 급 흥미가 가는 도쿄 근교의 만화 배경지에 대한 소개도 있어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책 들고 따라가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일본 여행으로 유명한 네이버의 '네일O'이라는 카페를 보면

입국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공기마다 어떤 줄이 빨리 들어가는지 등등 소소한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이 책을 보면 단계별 주의사항, 안내사항이 꼼꼼하게 나와 이대로만 따라하면 문제없이 일본으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이름처럼 '무작정 따라하기'를 할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는 여행 책이라

마치 여행을 다녀온 기분마저 든다.

요즘은 워낙에 블로그나 유튜브 영상이 다양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좀 더 꼼꼼하게 내가 알고 싶은 곳만 찾아보기 위해선 '정리'를 위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럴 땐 이런 여행 책 한 권으로 그 시간과 노력을 아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도 좋고,

여행을 가고 싶지만 당장 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기분이라도 내고 싶은 사람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무작정 따라하면 다 될 것 같은 여행 책이었다.

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2월

보통 책을 읽고나면 블로그에 적기 위해 여러 사진을 찍게 된다.

이 책은 그래선 안될 것 같다. 인상적이라 생각해서 찍으려고 하면 스포일러를 유포할 것만 같아서 그러면 안될 것 같다.

작가의 이름부터도 심상치 않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접하는 이름인데 아주 요즘 작명 센스가 돋보이는 느낌이라 인터넷 소설 작가인가 하는 실례를 했지만, 이 작가의 작품 목록을 검색해보니 심상치 않은 사람인게 확실했다.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노비 종친회, 악플러 수용소라니.

추리물과 사극을 가리지 않고 소재로 삼는 작가이면서도 사회 문제를 담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추리소설이니만큼

절대로 스포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담아 서평을 적어보자면

이 사람부터 시작이다. GRETA PARK.

첫 두 세 페이지부터 이 이름을 주의깊게 확인했더라면, 그로부터 삼십 년 후 세계 정세가 완전히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글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 사람으로 하여금 엄청난 사건이 시작되겠구나 짐작하게 만들고, 집중하게 만든다.

이 사람에 대해서 수사해나가던 형사는 과거 사건과 연결을 하게 되고, 결국 경찰 옷을 벗고 흥신소를 운영하게 된다.

이 흥신소에 들어온 한 사건으로 연결된 중요한 이슈가 있다.

귀족 학교에 대한 정보를 의뢰한 사건인데, 이 사건을 의뢰한 목적은

일왕 공주 납치를 통해 과거 "훗카이도 탄광 강제동원" 사건을 알리기 위한 것.

작가의 필력이라고 해야하나. 점점 크레센도 효과처럼 긴장감과 몰입감이 깊어지는 책이고 재밌는데

이 상상력에 대해 '진짜 이랬을 것 같다'라고 흥분할 수도 잇겠지만, 허구로 생각하며 아쉬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추리소설을 다 읽고나서도 독자가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작가의 힘이다.

다른 추리소설과는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고난 느낌은

다른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특히, 제목에 많은 자극을 받는 나에게 노비 종친회라는 책은 정말 구미가 당기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