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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눈물 - 슬프도록 아름다운 삶이 춤추는 땅
장형원.한학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6월
평점 :
TV를 잘 안 보는지라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은 그냥 전해들었을 뿐인데, 이 책은 사전 취재 1년, 307일간의 현지 촬영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그 다큐멘터리의 뒷이야기를 공개한 책이다.
아프리카라는 대륙에 관심이 생겨 책을 읽어봤는데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먼저 봤더라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크게 지장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방송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아프리카의 현실과 시청자들에게 단 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을 생생하게 담았다는데 그게 방송에 나온 건지 안 나온 건지는 내가 알 도리가 없지만 말 그대로 '제작진의 눈물'은 엄살이 아닌 듯하다. 섭씨 50도를 웃도는 더위와 모래폭풍 속에서 잠을 자고, 멸종 위기에 놓인 사막 코끼리를 촬영하기 위해 몇날 며칠을 밤낮없이 잠복 취재한 사연, 사막 한복판에서 자동차 바퀴가 모래 구덩이에 빠져 물이 동나기 직전에 가까스로 구조된 사연, 부족 축제를 촬영하던 중 총알이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아찔한 사연 등을 만날 수 있다. 치기 어린 일개 관광객의 만용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그 원동력이었기에 아프리카 중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 심지어 국가란 개념이 존재하지도
않는 곳까지 파고들었던 그 용기와 불굴의 기상에 박수를 보낸다. 풍뎅이가 라면국물에 빠져들어오는 것도, 모래가 텐트를 덮쳐
잠자리가 불편해진 것도, 며칠씩 제대로 씻지 못한 것도 그들에겐 가벼운 일상이었다.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사지에서 끊임없이
닥쳐오는 위협 속에서 모두 무사히 귀환한 것은 정말 다행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의 모험은 대단하다.
아프리카의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 것도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원주민들의 행사나 생활모습 등을 꼼꼼히 담는 동시에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얘기를 나누는 태도가 좋았다. 문화 차이 때문에 벌어진 제작진과 원주민 간의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기껏 닭을 사와서 잡아먹으려 했는데 닭을 천시하는 부족을 만나 생매장했던 일, 서로의 음식을 이상하다고 말하던 일 등.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의 기록이라는 느낌이 들어 책을 읽으며 만족스러웠다.
특히나 그 분야가 특이하고 신기한 테마인지라 어느 누가 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프리카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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