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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시선으로 세계사를 즐기다 - 쾌락으로서의 역사 읽기 ㅣ 코기타툼 2
버트런드 러셀 지음, 박상익 옮김 / 푸른역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현명한 사람을 가리는 기준으로 역사의식 존부를 이용하는 것은 효율적일 수 있다. 역사에 대한 지식은 객관적 정보와 사건의 교훈을 통칭한다. 사실자료에만 의존하는 역사관은 폐단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 책은 세계사의 요약본과는 거리가 멀다. 세계사 대강의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구매를 검토한다면 만류하고 싶다.
러셀이 세계사를 통해 얻은 지혜들을 몇 가지 테마로 묶어낸 것이다. 수도승은 정신적으로 깨달았다면 러셀은 세계사를 이용하였다. 물론 과학적인 통찰은 아니다. 전적으로 신뢰하고 예측의 도구로 활용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셀이 세계사에서 표출해 내고 있는 교훈적 메세지들이 여운으로 남는다. 여운일 뿐이며 정확한 정보로 체계화되지 않는 것은 사실 독자의 책임이다. 세계사의 배경지식 정도에 따라 정보와 여운으로 책의 활용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규제와 자유(p.87)의 비례적 결합에 대한 시대적 과제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어서 간략한 부연을 통해 유의사항을 당부하고 있으나 솔직히 이해가 수월하지 못하다.
개인주의와 회의주의의 과잉으로 사회는 멸망하였다(p.90). 평범한 멸망방식이란 보수주의에 빠져들고 선례에 압도디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말과 행동이 철저히 정형화된 것이다.
책 말미에 러셀의 역사에 부여한 가치는 새겨볼 권유였다. " 역사는 건전하고 침착한 판단력을 갖는 데 도움을 주어, 동시대의 사건들을 역사적 배경 속에서 바라보는 습관과 그것들이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상상하는 습관을 얻게 해준다". 어디선가 들어봤고 유사한 사고를 경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고 교훈적이다. 대가의 권위가 작동된 것으로 치부한다면 주제넘는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