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 산책 9권 - 연애열풍에서 입시지옥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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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개인’에만 관심을 두는 태도를 인물주의라 한다. 인물주의는 오로지 해당 인물에만 관심을 갖는다. 시선을 확대한다고 해도 가족 등 그 주변 정도가 고작이다. 인물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인물주의는 엘리티즘 확산과 물질적 평가의 만연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다. 그러나 인물주의를 대체할 만한 테제가 마땅치 않음을 부정하기도 쉽지 않다. 사회라는 유기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지어 비교적 최근에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는 반가운 담론이라 하겠다. 상호 의존적이며 연동적인 무형의 연계구도를 가시적인 형태로 표현하기 위한 노력이 시도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 독자적 존재의 나약함을 의식하게 된다. 인간과 사회와의 채무관계를 확인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개인은 사회적 ‘부채’와 ‘성공’ 사이에  필연성을 인식하게 된다. 이른바 '인물'들일수록 사회에 갚아야할 빚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가, 민족, 사회제도 모두가 개인에게 채무인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구조에서 자유로운 인물은 존재할 수 없다. 
 

  개인의 탁월성은 사회관계를 통해서 만이 비로소 가치로움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출세의 반열에 오른 인물들은 이러한 관계에 대해 하찮거나 편협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 원인을 자신에게서만 찾을 수 있다고 여기는듯하다. 사회에 빚을 갖기는커녕 자신의 공로를 치하하는 것에 집중할 뿐이다.  새삼 겸손이 미덕이라는 가르침이 새롭다. 개인 특히 성공한 개인은 사회적 채무를 상기하는 것이 겸손의 시작이지 싶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채무의 기산점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 전체 역사는 오늘을 사는 한국인과 다층적 수준에서 관련되어 있다 . 그러나 유독 식민지 조선을 그 역사에 포함시킬때는 한가지 측면으로만 경도하는 경향이 있다. 독립운동과 항일투쟁만으로 특징지어 버리곤 하는 것이다. 그 외에는 관심밖의 세월으로 치부된다. 그런데 이것은 인물주의의 폐단과 연계된 부정적 역사관의 소치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일제 강점기하에 조선인들의 삶은 당시에도, 그 후에도 고단했다. 강점기에 짓눌렸고 해방후에는 ‘점령군 미군’과 ‘이념대립’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고통 받았다. 그러한 인고의 시간이 현대 한국의 지반이 되어준 것이다. 
  강점기 35년 인고의 세월이 한국사회에 기여한 바에 대해서는 가능한 광범위하게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시를 살다간 모든 개개인이 소셜네트워크의 주체가 되었기에 험난한 세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시를 이해하는 역사적 지식과 안목이 있어야 한다. 
 

  치욕적 역사라는 불편함으로 식민지 조선시기를 제외시키려는 것은 성공한 인물들의 안하무인적 행태와 유사한 심리라 할 수 있겠다. 2011년 한국은 식민지 조선에 큰 빚을 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채무를 이행할 것들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변재해 나가야 한다. 

  일본 우익인사들의 독도방문 시도를 접했다. 심사가 불편해 진다. 그런데 이러한 끊임없는 일본의 만행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도 어쩌면 식민지 조선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식민지 조선, 임정, 광복군 등을 망라하여 강점기를 이겨낸 민족적 대안을 톺아보기를 바래본다.

<오자>
p.156 위에서 다섯째줄 “포기하게 만다는”----> 만드는
p. 242 마지막 줄 “핵심코드 였다”묘 ----> “핵심코드 였다”며
p. 328 아래서 11줄 “국제아편회의 이해”------> 국제 아편회의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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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7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Rousseau 2011-08-08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