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팔사략 5 - 항우 유방의 초한전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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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권은 통일 진나라 2대황제 호해로부터 시작된다. 간신 조고의 사구비밀 의심자 처벌이 시황제 개국공신 이사에까지 이르게 된다. 불의와의 타협은 필연적으로 비극을 가져온다. 목전의 이익은 달성될 수 있으나 당대에 그 이상의 파멸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이치인 듯 하다. 이러한 교훈은 사실 역사서의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세상에서 유사한 불의적 결탁이 반복되는 이유는 ‘정의’를 분간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혜의 결여가 문제라는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삶에서 유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혜를 연마하려는 노력이 주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진나라의 사형제도가 참혹하다. 거열, 요참, 책, 기시, 오형 등 잔인성의 극치이다. 이러한 형벌은 당시 중국인의 야만성으로 부각시키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서양의 처벌의 유형을 보면 이에 못지 않다. 로마시대는 물론이고 중세 마녀사냥의 시기에도 온갖 참형이 자행되었다. 예컨대, 소모양의 틀에 사람을 넣고 끓는 구리를 붓는 처형도 있었다. 동서양을 망라하여 혼란기에 복종을 유도하기 위한 방식으로 최대한 공포스런 처벌이 개발되었던 것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참조서적으로 미셀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 있다.

전국시대 각 국의 명망가 후예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텃밭을 가로 채이더라도 왕대 밭에는 왕대가 솟는가 보다.

유방의 한 건국은 민심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정치는 민심을 근간으로 한다. 군주국의 시대에도 그럴진데 민주주의에서는 재론을 불요한다. 유방은 때를 기다리는 침착성, 한신의 수모를 참아내는 인내성도 큰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이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항우가 전쟁에서 패하긴 했지만 처복은 유방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많았던것 같다. 여태후의 인간도륙과 척부인 참형이 불쾌한 심사를 만들어 낸다. 평소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해 왔다. 잔인성도 점점 큰 잔인성으로 커져가는 것 같다. 이제 5권을 보았다. 빠른 시간 진행이 본서 편집에 또 한가지의 장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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