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학창시절 선생님께 꾸중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상생적 자유주의”를 읽으면서 대학시절 교수님께 혼나던 기억이 끄집어졌다. 동기생 전체를 혼내던 선생님의 훈시장면을 떠올린다. 당신들의 꾸중에는 정형화된 패턴이 있었다. 우선 우리들의 문제를 심각하게 들춰내고 지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런데 정작 결론은 빤하고 진부할 때가 있었다. 심지어 문제점만 한 시간 넘게 쏟아내고 홀연히 강의실을 나가시는 분도 계셨다. 충격요법의 효과를 기대하셨던 것일까. 그런데 당시 강의실에 남겨졌던 우리들은 공통적으로 느꼈던 감정은 분명 ‘허무’였다. 지적과 대안은 댓구를 이룰 때 변화의 실천을 자극할 수 있다. 문제제기가 분명하더도 대안이 허술하면 논의의 가치는 미약해지기 마련이다. 본서는 현재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수 많은 문제점들을 고전을 빌어 비교적 확장된 시각에서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폐부를 찌르고 동감을 유도하는 내용이 많았다. 다만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생’, ‘시대분위기’는 생활속으로 투입시키기 어려운 테마였다. 키워드 식 해법에 익숙하지 못한 필자의 한계를 탓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