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밤 머리맡에 두고 잔 책이 생각나서인지...
다옴이가 눈 뜨자마자 머리맡에 놓인 책을 가지고 이리 뒤적 저리 뒤적 혼자서 노네요.
그러다가 골라 잡은 책이 엄마의 팬티란 책이였어요.
책에 열중해 있는동안 옆에서 저는 크기가 똑같은 책들 가지고 담을 만들어서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었네요.
아이가 너무 좋아했어요.
그 속에서 한참을 좋아서 나오지도 않고 책에 빠져서 놀았답니다.
덕분에 다옴이가 노는동안 다옴이의 아침을 마음놓고 준비할 수 있었네요.

아침을 먹고 나서까지 한참을 책으로 만든 집에서 놀다가 크레파스를 들고 와서 "아! 아!" 하는거에요.
그래서 색칠하기 책을 펼쳐주고 크레파스를 열어주었더니 크레파스를 양손에 잡네요.
욕심 많은 다옴이는 뭐든지 양손에 잡으려고 해요.
너무 예쁜 색칠하기 책에다가 다옴이가 색칠을 좀 더 예쁘게 했으면 좋을텐데....
엄마 욕심이겠죠?
그림이 있는 곳에다가 저렇게 동그라미를 그리고 선을 그리고해서 책은 미워졌지만....
우리 다옴이의 생애 첫 스케치북이 되었네요.
다옴이는 빨간색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여러가지 색으로 그리면 예쁘겠네 하고 다른 색을 빼주기도 해보았는데 이네 빨간색으로 바꿔서 잡네요.
뒷장까지 넘겨가며 여기 저기 동그라미를 그리며 한참을 놀다가 어느덧 낮잠 잘 시간이 되어서....
빨간 크레파스를 손에 쥔 채 스르르 잠이 들었답니다.
아장 아장 그림책 때문에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았어요.

다옴이가 자는 동안 작은 방에 앉아서 자유시간을 보냈어요.
주로 이 시간에 컴퓨터를 켜 놓고 이메일도 확인하고 인터넷 쇼핑몰도 돌아보곤 한답니다.
한참을 혼자서 컴앞에 앉았다가 커피나 마셔볼까 해서 부엌으로 나가다 깜짝 놀랐어요.
다옴이가 언제 부터 일어나서 있었는지 혼자 일어나서는 한글카드를 모두 끄집어내서는 놀고 있지 뭐에요?
평소 많이 봐와서 잘 알고 있던 동물
그림들도 들춰보고....
좋아하는 자동차
, 버스, 비행기등의 탈것도 보고....
즐겨쓰는 모자도 보고....
낮잠 자다 일어나면 항상 나를 찾으면서 울곤 했었는데...너무 신기했어요.
울지도 않고, 나를 찾지도 않고, 혼자서 몰두해서 공부중인게...
자기 책이 생겨서 자기도 이제 형이 되었다고 생각해서였을까요???
오늘은 다옴이가 오전내내 책으로 만든 집속에서 열심히 넘겨봤던 책을 소개하려구요.
이 책은 어른인 제가 봐도 너무 재밌어요.
아이가 정말 책속에 빠질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신하고 재밌는 소재이다 보니 같은 제목의 책이 2권이네요.
첫장엔 여자 아이가 입은 팬티를 소개하면서 여자아이 그림만 나오죠.
책장을 넘기면 엄마가 입으면....하고 엄마가 입었을 때의 그림이 나오는데....
팬티입은 여자 아이의 뒷모습에 그려진 그림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상상하면서 다음장을 넘기게 됩니다.
민들레 꽃이 뭘로 바뀌었나를 보고 정말 감탄을 했어요.
천에 프린트 된 그림이 늘어나면서 불꽃놀이가 된다는 상상력에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내용만 봐 지더라구요.
아이의 앵두가 사과로 바뀐다는 등의....
반복해서 가만히 보고 알게 됐어요.
뒤로 돌아서 있는 아이의 포즈가 페이지 마다 제각각으로 다양하네요.
팬티 색깔에 맞추어서 머리끈 색까지 맞추는 센스!
아이의 이런 상상력에 엄마의 당황해 하는 마지막 페이지의 그림도 참 재밌어요.

엄마의 팬티2에서는 말이 커져서 하마가 되었다는 부분이 참 재밌었고
마지막의 조각케익이 큰 케익이 된다는 억지가 귀엽기까지 하네요.

처음엔 자기 책이라며 형은 손도 못대게 하더니만 이젠 형에게 읽어 달라며 책을 가지고 간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큰 아들 솔이는 다옴이가 책을 가져오면 정말 재밌게 읽어 주네요.
옆에서 듣고 있는 제가 웃음이 나올 정도로...
그래서 다옴이가 형이 읽어주는 책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색칠하기 책의 이렇게 해보세요에서 알려준 데로 고무풍선에 빨간 하트와 파란 별을 그려 놓고 풍선을 불었답니다.
별이 점점 커지니까 다옴이가 "아! 아!" 하면서 반응을 보이네요.
커진 풍선의 별이 희미해서 다시 펜으로 그 선을 뚜렷히 그렸어요.
그리고 바람이 빠지니까 풍선이 우글우글~
아이가 너무 재밌어 했어요.
바람빠지면서 날아가는 풍선을 쫓아가서 잡아와 또 불어달라고 성화를 부리고...
몇번을 불고 불었는지.... 입안이 다 얼얼 하네요.
조그맣던 풍선이 저렇게 너덜너덜 늘어날 때까지 다옴이의 풍선불기 놀이는 계속되었답니다.
풍선하나만 있어도 아이와 이렇게 재밌게 놀 수 있는데...
왜 진작 풍선놀이 해 주지 못했을까하는 생각도 했네요.
풍선 잡으려고 뛰어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그림이 커지고 작아지는 단순한 것이지만
바람에 의해 팽창되고 바람이 빠져나오면서 추진력이 생겨 날아가는 풍선을 보며 과학공부도 하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