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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트버그의 선택 훈련 - 매 순간이 하나님의 '열린 문'이다
존 오트버그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5년 10월
평점 : 
선택장애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결정장애, 햄릿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매사에 확실함 없이 ‘아마도’ ‘어쩌면’ 등으로 우유부단하게 말하거나 행동하고 ‘Yes’나 ‘No’대신에 ‘Maybe’란 말을 자주 사용하여 제너레이션 메이비(Generation Maybe)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최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현재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사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세돌 구단의 대국을 보며, 어쩌면 과잉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도 멀지않은 장래에 적절한 데이터만 입력하면 일상생활의 사사로운 선택부터 배우자를 결정하고 평생 살 집까지 최적의 선택을 대신해주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도 소셜 미디어가 부추기는 비교의 열풍을 ‘현대의 질병’이라 표현하고 있다. “FOMO(Fear Of Missing Out)”, 즉 내가 무언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나만 빼고 다들 잘살고 있을 것 같은 불안함, 내 삶만 지루하고 보잘것없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조바심 등을 말한다. 전 인류를 통틀어 이렇게 남들과 비교할 거리가 많은 시대는 없었던 것 같다.
선택. 둘 중 하나 혹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서 하나를 결정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 하루 약70번, 70년 동안 약180만 번의 선택의 총합이 내 자신이 된다는 것. 참 어렵고 부담스럽고 무거운 주제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존 오트버그(John Ortberg)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열린 문’의 개념으로 이 문제를 잘 풀어내고 있다. 하나님은 ‘어디로’ 가야 할지보다 ‘어떻게’ 갈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를 위대하게 해주는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태도이며 교만이나 남다른 재능이 아니라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 주신다고 안심하게 해준다.
하나님은 심지어 우리의 잘못된 선택을 통해서도 옮은 곳으로 인도해주실 수 있으며, 아무리 사소해도 옳은 일을 하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마음과 생각을 지키는 훈련을 통해서 열린 문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약속해 주신다.
또한, 열린 문은 시작이요, 기회일 뿐 결과의 보장이 아니므로 ‘준비되면 하겠다’라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거나 증거를 기다리지 말고 믿음으로 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자세로 무한한 기회의 문을 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신다.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의 보호아래서 마음껏 울고 웃고, 먹고, 장난치고, 원하는 것을 요구하듯이 하나님께서 나의 선택에 대해 책임져 주시고 나의 앞길의 문을 지켜주시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얼마나 안심이 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 중심의 태도를 보시는 하나님, 어떤 문제를 만나던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실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직 믿음으로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품으니 앞으로 내 앞에 던져질 수많은 선택이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난 이제 오전 내내 고민 중이었던 봄맞이 대청소를 하기로 선택한다. 그 선택이 나를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게 하는 기회를 얻게 해 줄 것이다. 덤으로 며칠째 계속되던 기침도 멈춰질 거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