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발간된 책이다. 국내 첫 발간인지 이전에 소개 된적이 있는지 어떤지 모르겠다. 처음 소개 되는거라면 왜 이제서야 이런 책이 나온것인지 상당히 궁금하다.양과 내용의 방대함에 놀라게 되는 책이다. 600페이지 가까운 일반 서적의 두 배 정도 되는 책속에는 천문학부터 물리학과 양자역학의 과학은 물론 철학에 생명과학까지 심오하기 그지 없는 다양한 학문들을 녹여 놓았다. 흡사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동시에 읽으며 니체와 아인쉬타인까지 곁들여 읽는것 같은 느낌이랄까.살아 오면서 한번쯤은 궁금해 했던, 또는 생각해 보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영화등 익숙한 예들을 통해 재미있고 비교적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비교적이란 단어가 상대적이라 다가오는게 개별적이겠지만 이런 책들이 주는 난해함에 비하면 그렇다는것이다. 쉽다 하고 읽다보면 어렵고 어렵다 하고 보다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의외로 쉽고 의외로 깊은 책이다.표지에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석좌교수인 장하석 교수가 추천한 과학책이라 적혀 있다. 그는 걸작이라고까지 말하는데 그런 찬사를 받을만한 책이다. 간단히는 과학책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이 책은 천문학과 과학서를 넘은 인문학의 집합체다. 굉장히 재미있으며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을 접할수 있다. 이런 책이 늦게나마 발간이 되어서 다행이다. 멋진 책을 또 하나 만나게 됐다.
헤르만 헤세. 이 유명한 사람의 책을 정작 지금까지 제대로 읽은게 없었다는것이 조금은 창피스럽다. 나름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주 어릴때 책장에 꽂혀 있던 데미안을 본적이 있지만 워낙 어릴때라 별 재미도 몰랐던것 같고 워낙 오래전이라 이젠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이 책도 데미안과 같은 성장 소설로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그의 페르소나같은 주인공 한스를 통해 헤르만 헤세는 자신의 유년시절과 당시의 시대상을 투영한다. 한스의 주변 상황을 보면 흡사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것이 아닐까 싶을만큼 의외의 사회적 분위기에 놀라웠다. 이것이 독일의 이야기라는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과열된 우리의 교육환경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100여년전 독일의 교육에 대한 열의와 사회적 가치관과 환경이 우리와 비슷했다는것은 정말로 의외의 내용이었다. 한스가 받는 기대와 그에 따르는 부담감, 스스로 갖게 되는 불안은 그런 교육환경을 겪은 사람으로서 이해가 가기에 한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한다. 이 넓은 세상과 열려 있는 미래를 학교와 교육이라는 작디 작은 세상에 가두어 둔채 성적과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서만 나아가게 하는 사회의 억압과 강요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이건 참으로 잔인한 일이다.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유년시절을 얼마나 끔찍하게 겪어왔는지 한스를 통해 느낄수 있다. 실제 그는 한스처럼 12살때 시험을 치르기 위해 지독하게 공부를 했으며 성적에 대한 심한 압박을 오랜시간동안 받았다. 그런 후유증은 후에 정신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그를 괴롭혔고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문학으로 거장이 될만큼 재능을 가진 감수성 어린 아이가 그 시대에 얼마나 커다란 스트레스와 공부에 대한 강요를 견디어 왔는지 한스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헤르만 헤세는 자신의 유년시절과 당시의 사회를 신랄하게 폭로하고 비판하고 있다. 어둡던 과거 독일 사회가 얼마나 잘못된 교육으로 아이들을 억압했는지 소설은 그것을 알려 준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이야기는 우리만의것이 아니었다. 과거 독일의 교육환경은 초등학교부터였으니 어떤면에선 우리보다 더 심했던 역사다. 당시 독일 청소년의 자살률이 심각한 사회문제였다는것을 보면 우리도 어떻게 변해야만 하는지 깨달을수 있다.안타깝고 슬픈 비극적 성장소설이다. 멈춰버린 한스의 삶을 통해 사회가 가하는 폭력이 어떤 비극을 초래할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수레바퀴처럼 불안하고 위험한 사회는 비극이다.
처음 알게 된 작가 싱클레어 루이스의 초기 장편소설이다. 작가의 이력은 아주 화려함에도 이제서야 그를 알게 됐다. 퓰리쳐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 그중 특이하게도 퓰리쳐상은 수상을 거부하기도 했었다. 노벨문학상은 미국인 최초의 수상이었다.낭만어드벤쳐 소설이다. 190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유머 넘치는 모험과 낭만적인 사건들이 주요 에피소드이다.34살의 보잘것 없는 독신남. 서류와 책상에 묻혀있고 텅빈 집을 오가는 그에게 검표원을 만나기 위해 뱅둘러 가는 길은 지루한 일상을 달래주는 아주 소소한 행위이자 행복이다. 그만큼 우리의 미스터 렌은 외로운 사람이다. 책 앞부분의 차례를 보면 많은 ㅇㅇㅇ 미스터 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우리의 미스터 렌이라 칭하는 저자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것을 엿볼수 있다.아무튼 미스터 렌의 외로운 일상 앞에 새로운 날들이 다가온다. 그의 지루한 일상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만나고 겪으며 그는 뜻하지 않은 일탈들을 겪게 된다. 여행을 꿈꾸던 그가 맞닥뜨리는 일들은 어쩌면 많은 이들이 꿈꾸는 것들이라 독자들로 하여금 간접 경험과 작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노벨수상자의 초기작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출판을 한 레인보우 퍼블릭스가 국내 미소개작을 전문으로 발굴하여 소개하는 곳이에 가능했다. 아주 즐겁고 유쾌한 환타지 드라마 소설이다.
글에 대한 담론이란 의미로 책의 제목을 글담으로 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글은 한자를 말한다. 담론이란 단어는 신영복선생의 책 제목으로 쓰여지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런것인지는 몰라도 어딘지 신영복 선생의 책을 읽는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존댓말로 글을 풀어 나가는것하며 한자에 박식한 것등, 착각인지는 몰라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저자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이 책을 왜 썼는지는 서문에 나와 있다. 직무로서 채울수 없는 허함. 변호사로서 많은 공부를 하고 다양한 지식을 체득했음에도 만족할수 없던 어느 날 원시 한자속에 담긴 의미들 속에서 깨달음을 찾았다고 한다. 상형문자인 한자에 많은 뜻이 담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에서 깨달음을 얻어 글에 대한 담론을 하며 책으로서 쓸수 있는것은 쉽거나 흔한 일이 아니다.책속에는 한자에 스며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들로 시작을 하는데 한자를 풀이하고 분해하고 썬다는 의미로 스스로 이름을 썰자로 지었다는 얘기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다. 각 글의 뒤에는 한자에 대한 풀이를 따로 정리해 놓아 이해에 도움을주고 있다.제목 글담의 앞에 붙어 있는 불편한 이야기라는 소제의 이유는 책을 보다 보면 알수 있다. 문제적 책일수 있음을 저자 스스로도 알고 있는데 그것은 몇가지 부분에서 그동안 우리가 당연한듯 행해 온 것들에 대한 부정때문이다. 한 개인의 의견으로 치부하고 넘길수도 있고 노발대발 할수도 있을 대목이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흥미롭게 읽었는데 그것은 내 취향이나 가치관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인것 같다. 세상일에는 역사적 오류임에도 전통으로 포장되어 행동양식을 지배하는것들이 있음을 알기에 저자의 의견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 유학사상의 허울과 허례를 싫어하는 사람중 하나이기에 저자의 불편한 이야기들이 불편하지 않게 다가왔다.많은 공부를 하고 다독을 한 사람만이 할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아무리 봐도 마치 신영복선생의 담론을 읽는것 같다. 말투에서 오는것이 크겠지만 다양한 주제와 그에 관한 해박한 지식들이 그렇다. 저자가 의도한것인지 혹시 신영복 선생에 대한 오마쥬인지는 알수가 없다. 이것은 칭찬이다. 저자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